`.info` 우선등록 피해 폐해 속출

 ‘.com’ ‘.net’ ‘.org’에 이은 신규 최상위 도메인(gTLD) ‘닷인포(.info)’의 우선등록을 위한 1차 추첨 결과가 발표되면서 당초 우려한 문제가 현실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번 우선등록 도메인 선정은 상표 및 서비스표 보유자에 대한 기득권을 인정해주기 위한 국제도메인관리기구(ICANN)의 조치에 따른 것이지만 등록 절차가 복잡한 데다 일부 이용자들이 허점을 악용함으로써 △일반명사 도메인 등록 △등록기관의 도메인 선점 △유사상표 도메인 등록 실패 등 기현상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명사 도메인 선점=ICANN 공인등록회사인 가비아(대표 김홍국)에 따르면 지난 8일 발표된 닷인포 도메인 선정 결과 일반명사 도메인의 상당수가 개인과 도메인 등록회사에 의해 등록됐다. 특히 슈퍼 키워드로 분류되는 ‘korea.info’ ‘baby.info’ ‘cash.info’ ‘flower.info’ ‘food.info’ ‘internet.info’ ‘sex.info’ ‘computer.info’ ‘game.info’ ‘sale.info’ ‘stock.info’ 등 짧고 쉬운 도메인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등록 요건에 상관없는 소수특정인이 다수의 주요 도메인을 선점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도메인 등록회사가 자사나 자회사 명의로 주요 도메인을 선점한 폐해도 적지 않았다. 이는 출원상표 정보를 허위 기재하는 데다 실제 상표에 대해 국제적으로 통일된 출원번호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상표 보유에 대해 신청자가 선의로 사실을 기재했다는데 기초한 자가증명(self certification)에 의존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업 희비 교차=닷인포 도메인의 1차 신청분에 대한 추첨 결과가 발표되면서 기업들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비슷한 이름을 가진 기업들의 경우 도메인 취득 여부에 따라 명암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상표권 도메인 등록을 전담하고 있는 아사달(대표 서창녕)에 따르면 에쿠스·아반떼·갤로퍼 등 120여개의 자동차 관련 도메인은 등록했지만 ‘hyundai.info’는 등록에 실패했다. ‘현대’라는 상호를 쓰는 기업이 많아 워낙 경쟁률이 높았기 때문.

 삼성 등 유사상호가 많은 기업의 경우 유사한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표권당 1개씩의 도메인을 신청받은 뒤 중복신청된 도메인에 대해 추첨 방식으로 등록자를 결정하는 절차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향후 전망=일단 이 같은 폐해는 닷인포 도메인의 우선등록 기간인 이달 27일까지 5차례로 예정된 추첨 결과에서 계속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표권자를 위한 기간에 우선등록된 도메인이 적법하지 않은 경우 이달 18일부터 121일간 실제 해당 상표 보유자를 포함, 누구라도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 향후 우선등록권 유무효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가비아 원종홍 부장은 “이의 제기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세계지적재산권협회(WIPO)에 249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며 “특히 등록 절차를 누구보다 잘아는 등록회사가 이를 악용해 선점하는 것은 나중에 부여되는 일반 사용자들의 등록 기회를 가로채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닷인포 도메인의 선착순 등록은 다음달 19일부터 시작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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