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이 부진한 2.3㎓ WLL 주파수 회수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이 대역 주파수를 보유한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진영과 주파수 회수를 주장하는 두루넷, GNG네트웍스, 드림라인 등 여타 사업자 진영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정통부는 최근 통신사업자와 장비업체를 중심으로 ‘2.3㎓ 주파수 효율증대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결성, 2.3㎓대역 주파수 활용방안에 대한 연구를 마무리했다. 각 진영은 두 개 그룹으로 나뉘어 각자 연구결과를 종합한 보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정통부는 두 팀의 연구결과를 검토한 후 오는 10월 중 2.3㎓ 주파수 회수 여부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하나로통신과 한국통신은 WLL 주파수 회수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주장을 고수하며 주파수 회수시 정통부에 대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한편 두루넷 외 사업자들은 WLL 주파수가 본래 용도로 사용되지 않는다면 적법한 절차를 거쳐 회수하는 게 마땅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진영=한국통신과 하나로는 정통부의 주파수 회수를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중이다. 특히 하나로는 올 하반기 중으로 WLL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 VoIP서비스를 개발하겠다며 정통부의 ‘무용 주파수 회수론’에 쐐기를 박았다.
2.3㎓ 주파수 TFT에 참여한 하나로 관계자는 “WLL 국산화를 주장해온 정부 방침에 따른 결과로 서비스가 지연됐는데 장비 개발기간도 고려하지 않고 불과 3년여 만에 주파수를 회수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하나로는 TFT에서 제기된 2.3㎓ 무선 LAN 활용안에 대해 통신사업자가 이용하기에 부적합하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무선 LAN 기술을 이용한 통신서비스를 실시할 경우 QoS를 보장할 수 없고 통달거리가 짧으며 주파수 효율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두루넷, GNG네트웍스, 드림라인 진영=두루넷 등 주파수 회수를 주장하는 진영은 하나로가 WLL을 시내전화사업용으로 분배받은 만큼 본래 용도 외에 임의로 사용하려 한다면 정통부가 즉각 회수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두루넷 등은 하나로가 제안한 새 시스템이 WLL을 데이터망 구성에 사용하려는 취지로 이미 분배 취지를 벗어났으므로 회수를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관계자는 “하나로가 제안한 신규서비스는 상용화 계획이 불투명한 이상적인 서비스에 불과하다”며 주파수를 반납하지 않기 위한 고육책으로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2.3㎓를 무선 LAN 또는 그 외의 용도로 전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주파수를 회수한 후 용도에 맞는 기술기준을 제정하고 사업자를 심사해 선정하는 게 적법한 절차”라며 정통부의 대응을 촉구했다.
◇정통부=일단 정통부는 주파수 회수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주파수를 회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통부는 오는 10월까지 주파수 회수를 위한 세부근거를 마련키로 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통해 주파수 이용현황 파악 및 기준, 정책방안 수립을 추진해왔다.
따라서 기준이 완성되는 10월 전에는 주파수 효용 정도를 측정할 만한 객관적인 잣대 없이 하나로나 한국통신에 사업성 부진을 근거로 주파수 반납을 요구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정통부 이재홍 과장은 “주파수 회수를 위해서는 적법한 절차가 필요하며 지금은 결정을 내릴 단계가 아니다”고 답변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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