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철학적 견해와 상대성 이론/그라바노프 지음/이영기 옮김/ 일빛 펴냄
과학과 철학은 완전히 다른 영역인가.
철학이 뒷받침되지 않은 과학이 혼자 발달할 수 있을까. 반대로 과학적 사실없이 논리정연한 철학체계는 구축될 수 있을까. 대답은 한마디로 ‘NO’다.
과학은 매우 실증적인 데 반해 일반적으로 철학은 흔히 형이상학적인 난해한 분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과학과 철학은 ‘동전의 양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과학과 철학은 상호작용을 통해 함께 발전해왔다.
과학은 철학적 지식의 영향을 받으며 발달했고, 철학은 현실과 아무런 연관없이 선험적으로만 발달할 수는 없었다. 두 분야는 지식이 발달하는 단계마다 상호작용 방식은 달랐지만 끊임없이 교감해왔다.
그러나 과학과 철학은 끊임없는 교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호 배타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상대성이론은 자연을 설명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론 가운데 하나지만 아직까지도 철학적으로는 더욱 높은 수준의 실증을 요구받고 있다.
상대성이론의 수학적·물리학적인 측면은 연구자들 사이에서 더이상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 20세기에 이룩된 선구적 물리사상 중에서도 선두를 지키고 있다. 또 수많은 실험계획에도 광범위하게 응용돼 왔다.
그러나 상대성이론의 철학적인 의미, 특히 아인슈타인의 관점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으로 남아있다.
이 책은 상대성이론을 정립하기까지 아인슈타인이 자연을 바라보는 철학적 관점이 무엇이었는지를 규명하는 책이다. 주로 물리학의 철학적 문제에 큰 관심을 가져온 러시아 학자 그리바노프가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정리했다.
이 책은 상대성이론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과학 및 철학논문들과 아인슈타인의 저술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그의 철학적 견해가 상대성이론 정립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상대성이론과 변증법적 유물론의 관계에 주목한다. 상대성이론은 변증법적 유물론을 철학적 기반으로 삼고 있으며, 반대로 변증법적 유물론은 상대성이론으로 말미암아 내용이 더욱 풍부해지고 그 정당성이 입증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상대성이론은 아인슈타인이 유물론과 변증법의 기본개념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함으로써 탄생했다는 것. 아무리 과학과 철학이 대립하고 충돌해도 상호작용해 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이 책은 철학과 과학의 통일을 일관되게 옹호해 온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정립하기까지 영향을 받은 철학자들의 사상과 과학자들의 과학이론 또한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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