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인터넷 업체들이 앞다퉈 포르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온라인 광고 및 전자상거래 시장의 침체로 현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유럽 인터넷업체들이 성인물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성인용 콘텐츠 시장은 이미 수많은 업체들의 참여로 시장경쟁이 치열함에도 불구, 잠재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의 인터넷 시장조사업체인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이 시장은 오는 2003년 31억달러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넷밸류는 독일 네티즌의 33%가 상시적으로 성인사이트에 접속한다고 밝혔다.
유럽 인터넷 업체들은 성인물을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방편으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일부 업체는 유인상품으로 저렴하게 제공하기도 한다. 많은 네티즌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야후가 쇼핑사이트에서 성인용 비디오를 판매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있다.
특히 유럽 각국은 성에 대해 개방적이어서 극단적인 내용을 제외하고는 콘텐츠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다른 지역 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욱이 성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에서는 가입자 확보와 동시에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현금부족 상황에 있는 유럽지역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들로서는 가장 빠르게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유럽에서 성인물을 제공중이거나 제공에 나설 계획을 갖고 있는 업체는 독일 T-온라인과 프리넷. 이들은 유럽 최대시장인 독일 1, 2위 ISP들. T-온라인은 최근 성인콘텐츠 제공을 개시했으며 경쟁업체인 프리넷(freenet.de)이 이달 중 성인용 동영상, 사진 등을 제공하거나 채팅이 가능한 사이트를 개설할 예정이다. 프리넷은 이미 확보한 210만명의 남자 가입자 가운데 10% 정도만 성인사이트에 접속해도 사업 첫해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오프라인 매체들과 제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 제공에 나서고 있다. T-온라인이 스페인의 성인잡지 업체인 프라이비트 미디어그룹과 손을 잡았고 프리넷은 폰섹스 운용업체인 오디오폰 및 독일 최대의 오프라인 성인물 제작 및 배급업체인 오라이언홀딩인터내셔널로부터 지원을 받아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독일의 무료 e메일 서비스업체인 GMX가 이 시장에 참여키로 했으며 영국의 온라인 소매업체인 라스트미니트닷컴이 성 보조기구 및 성인용 인형을 판매하는 등 유럽지역 다수의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 태세가 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장기적인 전망이 부족한 상태에서 부화뇌동식으로 시장에 참여한다는 것. 서비스의 차별화 없이 ‘나도 한다’는 식의 마인드는 사업실패는 물론 네티즌들로부터 시장 불신을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밖에 한편에서는 “돈이 되더라도 포르노물은 제공할 수 없다”는 포털사이트 테라라이코스의 자세도 유럽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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