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은 이제 단순히 편지나 소포를 부치는 곳이 아닙니다. 지역내 농수산물과 중소기업제품을 인터넷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를 촉진하는 지역 경제의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형태근 경북체신청장(44)은 대구경북지역 411개 우체국이 인터넷 경제의 중심 인프라로 재탄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체신청으로서는 첫 개방형 청장으로 발탁돼 오는 21일자로 부임 1년을 맞는 형 청장은 지난 1년 동안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우체국이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주력해왔다.
그의 구상은 우체국이 편지와 소포를 배달하는 종래의 모습에서 벗어나 지역 인터넷 경제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행시 출신인 형 청장의 이같은 사고는 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과 정보화기획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을 두루 거치며 다년간 쌓은 정보화에 대한 경험과 역량에서 비롯됐다.
특히 지난 98년부터 2년 동안 정보화기획실 초고속망 기획총괄과장 재직시에는 현재 전국 구석구석에 확산되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대중화시키는 주춧돌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형 청장이 지역 청장으로 첫 발령지인 대구·경북에서 가장 먼저 추진하고 또 가장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사업은 우체국의 물류기지화사업이다.
대표적으로 대구 수성우체국의 지하 물류기지에는 지역 중소기업이 제조한 황토발 신발 등 인터넷을 통해 전국에서 주문돼 배달을 기다리는 지역 제품들로 가득차 있다.
현재 경북체신청내에는 대구 수성우체국의 ‘황토발 신발’을 비롯해 영주 풍기우체국의 ‘행복한 사과’, 상주 중동우체국의 ‘상주 곶감’ 등 인터넷 마케팅과 선진 물류시스템이 결합해 결실을 맺고 있는 우체국이 적지 않다.
형 청장은 앞으로 각 지역의 주요 우체국에 이같은 형태의 물류기지를 대폭 늘려, 창고시설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농가에게 제품의 보관과 포장, 발송을 대행해줄 방침이다.
우체국의 인터넷 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해 청은 이달부터 ‘지역 경제 살리기’와 ‘지역 커뮤니티’를 보강한 30개 총괄 우체국 홈페이지를 구축해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홈페이지에는 지역 농수산물과 공산품 314품목을 발굴, 상품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 하고, 직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형 청장은 이같은 변화의 바람에 직원들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직원 1인 1정보화자격증 취득 운동을 추진, 두드러진 성과를 얻고 있다. 지난해 말 541명에 불과하던 자격증 취득이 8월 현재 전 직원의 65%에 해당하는 2778명이 취득했고, 올해 말까지는 100% 자격증 취득을 바라보고 있다.
또 집배환경의 선진화, 등기우편물 1회 배달 성공률 향상, 소포우편물 무흠 배달 운동 등 선진 물류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형 청장은 선진 우체국을 만드는 노력과 함께, 요즘 지역 주민들의 정보화 마인드 확산을 위한 강연으로 쉴 틈이 없다. 지난해 9월 경북대 정보화 특강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지역의 각 대학과 지자체 등 주요 기관 21곳을 방문, ‘인터넷시대 지역 경제 발전 전략’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해오고 있다.
형 청장은 “앞으로 우체국은 지역에 인터넷 혁명이 구석구석까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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