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는 사양산업으로 지목되고 있는 목재업계에 희망을 던져줄 수 있을 겁니다. IMF 이후 목재업체뿐 아니라 이를 가공해 판매하는 가구업체들까지도 하나 둘씩 잇따라 부도를 맞아 목재업계는 경쟁력을 잃어왔다. 동화기업 정보화담당임원(CIO)직을 맡고 있는 허주병 이유니크 사장은 목재업체의 경영난 해결 방안을 e비즈니스 실천에서 찾는다.
대부분의 목재회사가 설립된 지 50년이 넘어서인지 산업 노하우도 있지만 나쁜 관행이 점차 쌓여 내부 업무 프로세스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 허 사장의 지론. 따라서 e비즈니스 인프라 구축을 통해 내부 프로세스를 혁신해야 회사의 정상화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사장직을 맡고 있는 이유니크는 동화기업의 e비즈니스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기존 동화기업 전산실 인력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시킨 회사다. 지난해 말 대성목재를 인수하며 모든 관계사들의 인프라 구축을 체계적으로 갖추기 위한 전담조직을 따로 만들겠다는 CEO의 의지가 담겼다.
이처럼 동화기업이 허 사장을 중심으로 디지털경영의 인프라를 갖추려는 이유는 벌써 성공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허주병 사장은 지난 94년 동화기업의 CIO를 맡아 메인시스템의 다운사이징 작업, 그룹웨어 구축 등 3년에 걸친 정보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목재업계에서는 드물게 정보기술(IT) 활용도가 높은 기업으로 동화기업의 이미지를 굳혔다. 이는 IMF를 무사히 극복하고 목재업계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동화기업 측은 판단한다.
이 때문에 동화기업은 지금도 목재업체로는 드물게 전사적자원관리(ERP) 구축에 한창이다. 상반기만 해도 전년 동기의 5배에 달하는 약 24억원의 비용을 들이는 등 매출액 대비 2.5%에 달하는 전산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수억원의 비용을 투자할 계획이다.
동화기업의 e비즈니스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인프라 구축을 통한 내부업무의 효율화. 11월 구축 완료 예정인 ERP뿐만 아니라 그룹웨어 환경을 전면적으로 교체하는 등 지식경영까지도 목표로 삼고 있다. 두번째는 e비즈니스로 신규사업을 벌이는 것. 이를 위해 솔라이비즈란 회사를 설립, 목재업계에 특화된 기업간(B2B) 거래 솔루션을 개발, 공급에 나서는 등 나아가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까지도 판매할 예정이다. 특히 기존 유통망이 파고 들지 못하던 틈새시장을 겨냥한 신규사업에 관심이 높다. 최근 허 사장은 목재산업이 B2B 시범사업으로 꼽히면서 할 일이 더 많아졌다. 동화기업이 목재산업의 표준화에 관심을 기울이며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이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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