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MS `스팅어` 이슈 점검

 

 휴대폰의 일반적 통신기능과 개인휴대단말(PDA) 기능을 접목한 ‘스마트폰’이 일반 휴대폰을 추월해 급성장하면서 차세대 이동통신단말기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이동통신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IT업계 거인 마이크로소프트는 25개 이동전화 제조업체와 제휴를 통해 인터넷검색과 전자우편 송수신, 그리고 PC와 연계해 일정관리가 가능한 스마트폰 운용체계인 ‘스팅어(Stinger)’를 발표하며 포스트PC시대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세계적 IT 전문시장조사 업체인 미국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http://www.strategyanalytics.com)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팅거를 둘러싼 중요한 이슈들을 집중 조명했다. 다음은 이의 요약이다.

 

 ◇스팅거 출시 왜 지연되나

 ‘차세대’ ‘브로드밴드’ ‘멀티미디어’ 등의 용어는 2.5/3G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2000년 한해 동안 가장 빈번히 사용된 유행어였다. 그동안 사업자를 비롯해 인프라·단말기 제조업체들은 기회있을 때마다 자신들의 초고속 패킷데이터 네트워크와 단말기를 선전해왔다. 많은 업체들이 다가오는 멀티미디어 및 광대역(브로드밴드) 초고속 인터넷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한창 준비중이다. 애플리케이션 시장선점을 위해 많은 업체들이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을 비롯해 애플리케이션 전송을 위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마케팅에 이미 나서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들 첨단기술의 상용화가 계속 지연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회의론이 일고 있다. 가장 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제품 중 하나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용체계인 ‘스팅어’다. 회의론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음성 중심 셀룰러 시장 초기 진출과 관련해 더욱 엄격해진 신제품 출시에 대한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MS가 과도한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전략인 닷넷(.NET)은 포스트PC시대에 대한 인식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는 인터넷 액세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용되는 각 기기,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등은 나름대로 고유한 스펙과 운영 요건 등에 한계가 있다는 데서 출발한 것이다.

 단말기와 서비스 측면에서 통합의 현 수준을 고려해 볼 때 관련기기 사이에 어느 정도의 중복기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운영 시스템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중복기능은 상이한 XP 임베디드, 스팅어 및 차세대 윈도CE인 탤리스커(Talisker) 등에 대한 필요에서도 잘 나타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하고 있는 스팅어와 탤리스커는 스마트폰 및 PDA·핸드헬드 시장에서 점증하는 통합 동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운용체계를 다양화하고 차별화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은 필요한 것이며 현명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스마트폰 벤더들의 요구조건은 음성 중심으로 PC·데스크톱 중심의 PDA 제조업체들과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신뢰성과 서비스 품질(QoS)이다. PC 환경을 지향하는 PDA 사용자들은 만일 자신의 애플리케이션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프로세싱 기능 및 그래픽이 제공된다면 이러한 환경을 환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말기 제조업체들과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3G 확장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기 시작했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차세대 핸드세트 시장에서 자사의 OS가 뿌리내리도록 하기 위해 단말기 시장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단말기 벤더들이 금년초 제품을 출시하려 했으나 일본에서의 소니 단말기 문제와 영국 만섬(the Isle of Mann)의 3G 서비스 시험 실패 등은 소프트웨어 버그·단말기 문제가 PC와 PDA 환경과 달리 휴대폰 환경에서는 용인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특히 최근 들어 스팅어에 대해 언급을 회피해 왔는데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마이크로소프트나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스팅어의 결함을 발견해 현재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왜냐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과거에 윈CE 초기 버전에서 시스템 불안정 문제를 이미 경험한 바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소한 소프트웨어 버그나 초기 제품에 나타나는 취약성을 파악하고 수정하는 역할에 대해 이미 익숙해져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객에 의존해 더 우수한 성능과 안정성을 가진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방식이 3G 음성시장에서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낯선 마케팅 환경에서 스팅어 OS를 개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거의 완벽한 신뢰도를 요구하는 까다로운 단말기 제조 및 네트워크 사업에서 새로운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한 한 마이크로소프트와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네트워크 사업자의 영향력을 벗어날 수 없다. 사업자들이 고객 해지율과 서비스 품질에 최우선권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경향이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스트래티지는 보고 있다.

 3G 단말기 벤더들은 현재 2.5/3G 네트워크를 위한 단말기를 제공해야 하는 동시에 사업자들의 엄격한 품질요구도 충족시켜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이러한 상황은 마이크로소프트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새로운 단말기에 대한 기대수준도 대단히 높은 것이 현실이다.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영국에 본사를 두고있는 단말기 제조업체인 센도(Sendo)와의 제휴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네트워크 사업자의 브랜드를 가지고 새로운 모델인 ‘Z-100’을 출시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아니다.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센도에 1200만 달러를 투자해 5%의 지분을 매입했다고 한다. 이 전략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문제발생시 다수의 소비자들이 자사 브랜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될 것을 우려해 보호막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쓰비시는 이클립스(Eclipse) 제품군 중 트라이엄(Trium)이라는 브랜드로 스팅어를 탑재할 것이며 스팅어 기반의 컬러 디스플레이 GSM/GPRS 핸드세트가 금년말에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센도는 트라이밴드 GSM 단말기인 Z-100이 금년 가을에 나올 것이라고 밝혔고 삼성은 2001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스팅어 플랫폼 기반의 베타 버전을 시연한 바 있다.

 심비안(Symbian)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는 벤더들의 경우 제품출시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 이는 다국적 제휴를 통한 제품·서비스 개발의 어려움을 입증하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심비안은 음성 중심의 엔드유저와 네트워크 사업자들의 요구에 부합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성과가 발표되지 않고 있다.

 심비안의 에폭(EPOC) 운용체계를 사용하는 에릭슨(Ericsson) R380이 금년초부터 출시되고 있으나 에릭슨은 자사 단말기에 MS 모바일 익스플로러(Mobile Explorer) 웹브라우저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뿐 아니라 e메일 및 개인일정관리(PIM) 애플리케이션 액세스의 네트워크 기반 모바일 액세스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관계를 수립했다.

 이는 스팅어 운용체계에서 지원될 것으로 보이는 기능과 대단히 유사한 것이다. 따라서 에릭슨이 공식적으로는 심비안에 계속 치중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러한 약속을 지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이러한 일련의 불확실성은 심비안 제휴와 관련해서는 좋지 않은 징조라 할 수 있다.

 심비안 플랫폼상에서 운용되는 노키아 커뮤니케이터(Nokia Communicator)는 최근 유럽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가격문제 등으로 인해 미국과 아시아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시장에서는 교세라의 스마트폰이 호평을 받았다. 교세라의 팜 OS 기반 스마트폰은 과거 스마트폰 시장을 타깃으로 PDQ를 출시했던 경험을 통해 이 회사가 새로운 전략을 구축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 단말기는 OS와 관련된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했으나 초기 구매자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일반적으로 관용적이었고 따라서 이 단말기는 사용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단말기 제조업체 및 무선 네트워크 사업자들은 새로운 시스템 운용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 2.5/3G 서비스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 개발지연, 단말기 문제, 소프트웨어 결함 등의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2G 플랫폼이 도입되면서 사용자들이 접속결함, 제한된 커버리지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했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주로 사업자들의 네트워크와 관련된 문제들로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변했다. 차세대 네트워크와 네트워크 접속기기는 훨씬 더 정교해질 것이고 이러한 정교함에 맞는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 및 애플리케이션이 요구될 것이다. 동시에 데스크톱 중심의 네트워크와 단말기보다도 내구성이 강해야 한다. 벤더들이 미래의 서비스에 대한 기대수준을 터무니없이 상승시켜 놓은 것도 문제다. 이미 벤더들의 선전과 현실 사이에 격차가 목격되고 있으며 무선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은 당분간 악화일로로 치닫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발전을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이기도 하다.

 <정리=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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