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 진출 이후 초고속 성장을 거듭해온 네트워크장비 업체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대표 김윤)의 성장가도에 급제동이 걸렸다.
2일 관련업계 및 시스코 디스트리뷰터 등에 따르면 7월 말 결산법인인 시스코코리아는 2001년 회계연도(2000년 8월∼2001년 7월) 매출실적이 4억2000만달러 안팎에 그쳐 외형규모가 2000년 매출실적 5억5000만달러에 비해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시스코시스템즈 본사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가 “지난해 2001년 사업계획 수립 당시 본사는 시스코코리아의 매출목표를 7억달러 수준으로 정했으며 한국지사는 내부적으로 8억달러의 매출달성을 계획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사실에 비춰볼 때 시스코코리아는 당초 매출목표의 50∼60% 밖에 달성하지 못하는 사상 최악의 부진한 실적을 보인 것이다.
더욱이 시스코코리아 안팎에서는 최근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새로 시작된 2002년 회계연도 매출실적도 2000년 실적을 넘어서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최근의 매출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스코코리아의 성장에 급제동이 걸린 곳은 비단 매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신규인력 채용도 당초 계획과 달리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신규인력을 채용, 올초 한때 직원수를 350명까지 늘렸던 시스코코리아는 올해말까지 인력규모를 500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었으나 본사차원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작업이 진행되면서 인력확충 계획을 전면 재수정, 지금은 임직원수가 320명 수준으로 오히려 연초에 비해 감소했다.
시스코코리아가 이처럼 매출부진과 인력확충계획 차질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은 우선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IT경기가 당초 예상과 달리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네트워크 장비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또 최근 들어 쥬니퍼네트웍스와 익스트림 등 후발 네트워크 업체의 국내시장 공략이 강화되면서 그동안 국내 네트워크장비 시장을 주도해온 시스코의 입지가 예전과 다르게 약화되고 있는데다 다양한 네트워크 솔루션이 선보이면서 시스코의 주력제품인 라우터 중심의 네트워크망구축 방식에도 점차 변화의 바람이 일면서 신규 네트워크장비 업체 시장참여의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관련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편 2001년 회계연도 매출과 관련, 시스코코리아는 “업계에 4억2000만달러 안팎으로 알려진 시스코코리아의 매출실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하면서도 매출실적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스코코리아는 또 최근 신임사장 선임과 관련, 이번 인사가 사실상 홍성원 전임 지사장에게 매출부진의 책임을 묻는 문책성 인사라는 업계의 평가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하고 “이번 인사는 단순한 승진인사에 불과할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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