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IT부문 수출실적 분석

 수출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7월의 수출실적은 한마디로 ‘효자산업이 발목을 잡고 있는 형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실제로 7월 수출 감소액 28억9000만달러 가운데 반도체·컴퓨터가 전체의 69%인 20억달러를 차지했다. 반도체와 컴퓨터를 제외하고 7월 수출을 계산하면 20% 감소가 아닌 1% 증가로 집계된다. 따라서 하반기 수출 회복 여부는 반도체·컴퓨터 등 IT분야가 열쇠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악의 감소폭 배경=7월 수출액 감소폭이 20%대로 악화된 가장 큰 이유로는 반도체와 컴퓨터의 수출단가 급락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메모리 등 반도체는 수출물량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액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D램의 경우는 지난해 7월 개당 17.74달러의 가격대를 형성했던 128MD램이 올 7월 1.74달러로 떨어졌고 64MD램 가격도 8.80달러에서 0.92달러로 급속히 낮아졌다. 또 지난해 7월 실적이 전년대비 23.0%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다는 점도 상대적으로 작용했다.

 ◇IT수출 언제 회복될 것인가=산자부는 일단 3분기에는 미국·일본경기 침체와 독일 경제불안, IT제품 세계수요 부진 등으로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4분기에는 미국 경기부양시책의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발목을 잡고 있는 D램 가격의 하락세가 6월 이후 점차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2002년 세계 반도체 시장규모 전망치, 데이터퀘스트 13.2%, 미 반도체협회 20% 성장). 또 IT 경기회복으로 고가인 128·256MD램의 수출물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점과 내년 미 디지털상업방송 전면개시로 디지털TV 시장형성에 따른 특수가 하반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도 회복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밖에도 98∼99년 Y2K 및 인터넷붐으로 구매한 컴퓨터의 교체시기 도래와 크리스마스 특수도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대책은=산자부는 가장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3분기에 해외마케팅 활동을 집중시킨다는 전략이다. 또 수출시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수출이 늘고 있는 벤처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키로 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무역협회·종합상사 등과 공조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해외전시회 참가도 기존 24회에서 28회로 4회 늘리고 시장개척단 파견도 12번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세계시장 점유율 5위 이내인 세계일류상품(반도체, 휴대폰, 승용차, 에어컨 등 59개 품목)에 대한 수출지원을 강화하고 월드컵 개최를 활용한 일류상품 로드쇼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부품소재를 수출 주력분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민관 매칭펀드 형태로 10년간 2조원을 지원하고 매년 1000개씩의 우수 벤처기업을 발굴한다. 산자부는 특히 단기간의 수출확대보다는 중장기적인 무역진흥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오는 10월말까지 5년후의 한국 무역비전과 수출확대를 위한 종합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 이달말까지 대한상의·전경련·무역협회·수출보험공사 등 유관기관 합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기업규제에 대한 실태조사를 마무리해 업계 애로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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