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협회 설립 이후 전자업계로부터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오던 전자산업진흥회(회장 구자홍)가 최근 업계의 숙원사업을 성취해내고 국내외 각종 전시사업에 의욕적으로 나서는 한편 느슨했던 조직을 활성화시키는 등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전자산업진흥회는 올들어 회원사들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였던 평판디스플레이(PDP)의 특소세 인하를 일궈내 마침내 1일부터 적용이 시작됐다. 지난 5월에는 ‘부산디지털전자전’을 개최해 큰 호응을 얻으며 지방산업육성과 지자체와의 연대강화에도 나섰다.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행보도 눈부시다. 지금까지 런던 ‘MEDIACAST 2001’ 등 3개 해외 전문전시회에 중견·중소기업을 이끌고 한국공동관을 운영, 해외시장 다변화와 함께 총 3억5000만달러 이상의 상담성과를 거두었다.
진흥회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비전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부설 전자산업연구소를 설립, 21세기에 걸맞은 신조직문화 정립 및 전자산업 리더로서의 위상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최대규모 산업체들의 이익집단이면서도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해왔던 그동안의 풀죽은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전자산업진흥회가 침체된 면모를 벗어던지고 최근 위상에 걸맞은 역동성을 다시 보여주고 있는 것은 ‘젊은 피 수혈’이 가장 큰 계기라는 게 주위의 평가다.
진흥회는 지난 2월 정기총회에서 LG전자 구자홍 부회장(55)이 제13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역대 회장 중 가장 젊은 구 회장은 수출부진으로 위기에 처한 전자산업 육성과 해외시장 개척, 그리고 최대규모 산업체의 이익집단에 걸맞은 위상
강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구 회장은 그동안 업계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소원해진 회원사와의 관계개선과 전문가 발굴을 위해 공개경쟁을 통해 삼성전자 이희준씨를 이사로 영입했다. 경제단체로는 최초로 업계 출신 인사를 영입한 파격적인 조치였다. 이는 한국전자산업진흥회가 적극적으로 세계무대에 서도록 하겠다는 구 회장의 포부를 보여주는 일면이다. 영입초기 인사적체 등에 불만을 나타내는 진흥회 직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에서 경영개선팀장, 구주전략팀장, 미주지점장 등 화려한 경력을 지닌 이 이사의 전문성이 글로벌경영이라는 구 회장의 뜻과 합쳐지면서 파격인사의 빛이 서서히 발하고 있다.
진흥회는 급변하는 디지털시대에 대응, 전문성에 바탕을 둔 각종 연구보고서 발간과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지원 등 회원사들이 필요로 하는 조용한 지원활동도 강화해 권익단체로서뿐 아니라 경영지원단체로서의 위상도 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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