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장장치, 모니터 등의 국제경쟁력이 세계적 수준이긴 하지만 대만·일본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이 현재 1위를 고수하고 있지만 대만의 플렉스터나 일본의 야마하·리코·소니 등이 맹추격중이다. 기술이나 가격경쟁에서 조금만 뒤처지면 수위자리를 놓칠 수도 있다.
대만 및 일본과의 경쟁과 함께 광저장장치의 경우 높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원천기술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지 못해 로열티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국내업체들이 지난해 광디스크 드라이브 세계시장에서 1, 2위에 랭크되자 원천기술업체들의 특허공세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다. 현재 로열티는 제품판매가의 3.5∼4% 수준. 그러나 최근 들어 10% 수준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PC주변기기의 경우 제조업체간 경쟁이 치열한데다 수익성도 높은 편이 아니어서 10% 정도의 로열티를 지불할 경우 채산성은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 또 로열티 문제가 광저장장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DVD플레이어 등 파생상품에까지 영향을 미쳐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또 2002년께 시장형성이 예상되는 DVDRW 드라이브에 대한 대응은 앞으로 국내 광저장장치 업체가 장기적 활로를 찾는 숙제로 남아 있다. 현재 LG전자와 삼성전자는 DVDRW 드라이브 개발과정에서 각각 다른 규격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CD롬드라이브나 CDRW드라이브처럼 규격의 통일과정에서 일본 업체의 주도로 이뤄질 경우 또다시 기술사용료를 내가며 뒷북치는 모습을 보일 우려도 있다.
모니터 시장은 최근 CRT모니터에서 LCD모니터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700여만대에 못미쳤으나 최근 LCD패널 가격이 급락, 올해는 두 배 가까운 1400여만대 규모가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사는 오는 2005년까지 연평균 49%의 고성장을 하면서 4625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데스크톱PC 모니터 시장에서 5.1%에 불과하던 LCD모니터의 시장점유율은 2005년에는 22%로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처럼 모니터 시장이 CRT에서 LCD로 재편되면서 그간 CRT모니터 분야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던 국내 업체에 일본이 만만치 않은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일본이 상당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국산제품의 위상이 CRT와는 크게 다를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LG전자가 고부가가치 차세대 제품 육성에 기술 개발과 관련,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향후 국제경쟁력 우위를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프린터나 그래픽카드의 경우 수출이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핵심부품이라 할 수 있는 프린터엔진이나 그래픽칩세트 등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부가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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