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업계 3위인 일본 NEC가 반도체 거점 및 생산의 축소조정, 수천명의 인력삭감, D램사업 철수 등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내놓았다.
일본경제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31일 반도체 등 전자디바이스부문에 대한 3개년 계획의 구조조정안을 정식 발표하면서 8개 정도인 국내 주요 반도체 거점을 3∼4개로 통합하는 동시에 해외공장의 생산규모도 대폭 줄여 국내외에서 4000명 정도를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또 히타치제작소와의 공동출자회사 엘피다메모리로 D램사업을 이관, 오는 2004년에는 주주회사로 엘피다에 관여하는 이외에는 완전히 이 사업에서 철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NEC의 이번 구조조정안은 인력 및 설비감축으로 고정비를 줄여 정보기술(IT) 불황 여파로 적자로 전락한 전자디바이스부문의 흑자전환을 서두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4∼6월 반도체사업에서만 100억엔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NEC는 우선 해외 반도체사업에서 영국 스코틀랜드 공장의 생산규모(200㎜ 웨이퍼 환산으로 월 약 2만8000장)을 절반으로 축소하고 약 1600명에 달하는 인력도 절반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또 이미 메모리 반도체 생산 철수를 결정한 미국 로즈빌 공장의 종업원도 700명 감원에 절반으로 축소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국내 반도체사업에서는 규슈 등 3 곳의 반도체 조립거점을 하나로 통합하는 한편, 도호쿠의 2개 공장도 하나로 합쳐 인력을 줄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 상하이에서 반도체 생산확대를 위해 준비해온 200억엔 규모의 투자를 동결하는 등 올 반도체 설비투자를 연초의 1700억엔에서 1200억엔으로 500억엔 줄일 방침이다.
이밖에도 콘덴서 등 전자부품부문에 대해 일부 사업은 분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회사의 전자부품 출하액은 지난 3월 마감한 2000 회계연도에 약 1280억엔을 기록했다.
NEC는 자국내외에 총 17개의 반도체 공장을 갖고 있으며 그룹 전체로 전자디바이스부문 인력은 약 4만명에 달한다. 후지쯔 등 경쟁업체에 비교하면 거점이 많아 고정비용 부담이 상대적 큰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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