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출력 레이저와 플라즈마를 이용해 기존 마이크로웨이브 가속기의 한계를 극복한다.’
플라즈마를 이용한 차세대 가속기 연구과제로 과학기술부의 창의적연구진흥사업에 선정된 한국전기연구원의 플라즈마 가속기연구단 석희용 단장(38)은 “호수의 배가 앞으로 나아갈 때 뒤에 물결파가 생기듯 강력한 레이저빔이나 전자빔이 플라즈마속을 통과하면 플라즈마 파동이 생성된다”며 “플라즈마 파동으로 발생하는 초강력 전기장을 이용한 전자가속의 원리 검증 및 실용성 연구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고출력 레이저와 플라즈마를 이용하면 아주 짧은 거리에서도 전자를 상대론적 고에너지로 가속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이 원리는 지난 79년 미국 UCLA대학의 도슨 교수에 의해 이론적으로 처음 제안됐으며 최근 레이저기술이 크게 발전하면서 그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창의적연구진흥사업은 창의적인 기초과학분야나 기존 과학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분야 등 기존 기술의 연장이 아닌 창의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역점을 두고 지원하게 된다.
석희용 박사가 제안한 방식은 레이저 펄스에 의한 플라즈마 파동으로 발생하는 강한 전기장을 이용해 가속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플라즈마내의 전자를 포획해 이용한다는 점에서 외국의 선도연구그룹이 그동안 사용해온 가속전자빔의 외부주입방식과 차별화되고 있다.
이 방식은 전자를 쏘아주는 별도의 장치가 필요없는 새로운 아이디어로서 가속전자빔을 외부에서 주입하는 기존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고 가속기의 크기를 대폭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플라즈마 가속기 연구사업은 올해부터 오는 2010년까지 최대 9년간 수행되며 1단계로 2004년까지 19억원을 투입, 플라즈마내에 레이저빔을 쏘아 플라즈마 파동을 생성하는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또 2단계는 가속전자의 외부주입없이 플라즈마내에 존재하는 전자를 포획해 가속하는 새로운 전자가속원리를 실험적으로 검증하며 마지막 3단계는 효율적인 가속방법 등 차세대 가속기로의 응용가능성을 탐구하게 된다.
이 연구사업이 완료되면 크기는 작고 고에너지 전자빔을 발생시키는 차세대 전자가속기 개발이 가능해져 가속기의 전자빔이나 엑스레이를 이용한 암치료 및 신물질 개발, 생명공학과 유전공학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석 단장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전자가속원리에 대한 사전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성공을 확신한다”면서 “최고의 연구팀을 구성해 가속기분야에서 새로운 전환기가 될 세계적인 연구결과를 도출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희용 단장 약력
△1986년 서울대 물리학과 이학사 △1989년 서울대 물리학 석사 △1996년 미국 매릴랜드대 물리학 박사 △현재 한국전기연구원 플라즈마 가속기 연구단장
<부산=윤승원기자 sw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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