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침체를 보여온 전자부품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돼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몰아닥친 전세계적인 정보기술(IT)기기 경기 침체로 재고누증, 조업률 하락에 시달려온 전자부품업계가 최근들어 세트업체의 재고가 소진되고 신규 오더가 증가추세를 보여 연말명 본격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연중 전자제품 최대 성수기인 크리스마스 시준을 겨냥해 주요 세트업체들이 최근들어 부품 발주를 내기 시작해 전자부품업계의 조업률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이동통신부품 경기를 선도하고 있는 휴대폰 수요가 중국 특수에 힘입어 지난달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 전자부품업계의 숨통을 트이게 하고 있다.
우선 전자부품의 기본 인프라적 성격을 지녀 전자부품 경기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PCB의 경우 지난달부로 세계PCB협회(IPC)가 집계한 수주대출하(BB)율이 0.66을 기록, 지난 6개월간의 연속 내리막 행진을 마감했다.
대덕전자의 한 관계자는 “PCB BB율이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세트업체의 신제품 출시가 임박했다는 것”이라면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대비한 컴퓨터용 PCB의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또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집계한 6월의 BB율도 지난 5월 0.46에서 0.54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세계 주요 반도체업계의 설비 투자가 조금씩 회복 추세로 돌아서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휴대폰용 배터리팩을 제조하고 있는 사프트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휴대폰업체로부터의 배터리팩 주문이 30% 정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연말경 계획돼 있는 중국 이동통신서비스업체의 설비 공급자 입찰에서 국내 업체가 수주할 경우 물량을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생산 설비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올림픽 및 월드컵을 겨냥해 디지털TV를 비롯한 첨단 디지털 정보기기의 수출·내수가 내년초부터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전자부품 경기는 연말을 기점으로 본격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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