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화>서비스사업자 동향-고품질·저가격 `통화대박`만들기 구슬땀

 올 초 거센 돌풍을 예고했던 인터넷전화서비스시장은 최근 몇 달간 다소 풀이 죽어있는 상황이다.

 잇따라 사업에 나선 폰투폰(Phone to Phone)업체들도 최근 내실을 다지거나, 수익성 재검토를 위해 한동안 주춤거리고 있다.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문제는 △사업진행을 위한 자금 부족 △완벽한 기술구현의 미흡 △영업·마케팅에서의 한계 등 크게 3가지로 나눠 분석될 수 있다.

 우선 자금문제에 있어 이들 인터넷전화사업자는 대부분 벤처기술에 근간한 출발점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누구를 가릴 것 없이 공통적인 어려움을 안고있는 상태다.

 앞으로 인터넷전화가 성장하고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전화처럼 보편타당한 서비스를 지향해야 한다는 점에서 적잖은 투자비와 개발예산을 요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 하지만 현실적 자금사정에 있어 이들 폰투폰사업자나 기존 PC투폰사업자들은 영세성을 떠나 자기사업의 수익성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처해있다.

 이 같은 여건을 가지고는 인터넷전화부문의 공격적 사업전개는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일 뿐더러 인터넷전화 상용화 수순에 따른 체계적인 기술개발, 서비스 개선 등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

 최근 인터넷전화사업자들은 이 같은 자금난, ‘실탄 부족’의 여파를 시장초기라 할 수 있는 현상황에서 이미 겪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두번째 기술문제도 여전히 큰 난관에 속한다. 거슬러 올라가면 인터넷전화 번호체계가 완벽하게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파생되는 문제지만 인터넷전화의 설치, 사용, 통화품질, 과금 등 어느 한곳에서도 완전해결의 해답이 확보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이용자는 인터넷전화의 사용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의 통화료절감 효과가 아무리 크고 절대적이더라도 일상적인 기술문제 돌출은 기존 전화의 편리성에 익숙해져 있는 이용자의 선택변화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영업·마케팅부문의 한계성도 인터넷전화의 전면적 시장활성화를 가로막는 구조적 암초다. 자금과 기술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업·마케팅이 힘을 받을 수 없는 결과이기도 하지만 인터넷전화 자체적인 영업·마케팅기반이 그만큼 취약하고 부실하다.

 특히 인터넷전화에 대한 이용자의 인식변화가 영업·마케팅 성공의 주변수임에도 불구하고 그 인지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 수준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인터넷전화를 이용자가 스스로 찾아 나서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간은 인터넷전화사업자들이 명확한 사업비전과 이용자 혜택의 청사진을 들고 이용자에게 접근하려는 노력정도에 따라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객관상황과 미래의 상태가 언제나 동일하게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사물은 변화·발전하고 통신서비스도 진화·개선되어 나간다.

 인터넷전화서비스시장의 현 상황이 미래의 모습과 꼭 일치하지는 않을 뿐더러 지금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흥행대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여러 설득력있는 통로를 통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최근 세계통신연합(ITU)은 한국의 인터넷전화시장을 의미있게 해석하고, 주요 사례연구국가로 지정하기도 했다. 지금의 인터넷전화시장 상황이 결코 미래의 성패까지 가늠할 수 있는 평가잣대가 될 수 없음을 대외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현재 한국의 인터넷전화사업은 일면 정체된 것 같지만 전체적 주기상으로는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과정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조건이 무수히 존재하고, 핵심적으로 3가지 난제가 사업활성화와 시장고도화를 가로막고 있지만 이것 또한 통신서비스의 진화과정에서 넘어야하는 하나의 통과의례이기도 한 것이다.

 더욱이 한국 인터넷전화시장에는 다른 국가 사업자들이 추종못하는 절대적으로 우수한 경쟁력 조건이 갖춰져 있다.

 우선 PC투폰 상용서비스에서 1000만명을 상회하는 온라인 회원을 확보한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중복가입 회원수를 감안하더라도 전체인구의 25%에 가까운 인구가 인터넷전화의 회원으로 등록해 인터넷전화를 사용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인터넷전화 품질 및 서비스개선 방향에 대한 가장 객관적인 방향타를 쥐고 있는 인터넷전화부문의 데이터베이스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통화품질에 약간만 문제가 생겨도 곧바로 게시판에 평가의 글을 올리고, 서비스 사업자의 방침전환에 조목조목 반박논리를 펴는 이용자군을 확보하고 있는 점은 국내 인터넷전화사업자들이 더없이 좋은 사업 터전위에 서 있음을 반증한다. 인터넷전화서비스의 발전방향이 곧 이용자들로부터 제시되기 때문이다.

 국내 인터넷전화산업의 성장배경에는 초고속인터넷서비스의 급속 보급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을 가정에서도 사용하고자하는 정보화 요구가 전국민적으로 표출된 것이 가장 큰 동인이지만 그중에는 PC투폰 인터넷전화 이용의 요구도 분명히 포함돼 있을 것이다. 이후 일정 시간을 경과하면서 초고속인터넷이 역으로 인터넷전화의 성장·발전의 밑바탕으로 작용하게 됐다.

 초고속인터넷 보급이 인터넷전화라는 바람을 탔다면 이후 초고속인터넷이 인터넷전화 발전의 엔진으로 역할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단적으로 인터넷전화 초기 PC투폰 형태에 만족했던 서비스방식은 이후 거듭되는 사용자 요구를 집약, 적용함으로써 현재의 폰투폰방식으로까지 진화하는 과정을 밟게된다. 앞으로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는 양방이 필요로하는 연쇄상승 효과를 충분히 얻어내며 공동발전의 길을 걷게 될 전망이다.

 그리고 지금의 인터넷전화서비스시장 상황은 보다 궁극적으로는 개별업체의 경쟁력과 기술, 운영노하우를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진전될 공산이 크다.

 현실이 어렵더라도 시장 자체가 초토화되는 방향보다는 우리나라 인터넷전화서비스시장의 체질자체가 글로벌화되고 개별업체의 경쟁력도 높아지는 환골탈태의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와 함께 대형 기간통신사업자의 잇따른 인터넷전화서비스시장 진출도 시장경쟁 활성화와 개별업체의 경쟁력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간통신사업자들은 그동안 쌓아온 통신사업상의 서비스 노하우와 네트워크 인프라, 자금력 등을 효과적으로 결집해 향후 인터넷전화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을 것이다. 특히 인터넷전화가 기존 음성전화를 대체하게 되는 시기까지 통신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보존하고 나아가 향후 영속적인 수익확보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선 인터넷전화 중소·벤처사업자들은 독자생존의 길보다는 우수한 기술력과 시장에서 발휘해온 선도력을 무기 삼아 대형 업체들과의 사업연계나 세규합에 더 큰 사업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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