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 창업 교수들 대학에 주식기부 `러시`

 

 포항공대의 실험실 벤처기업들이 주식을 대학에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등 연구개발을 통해 발생한 이익을 대학과 공유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포항공대(총장 정성기)에서 창업한 15개 벤처기업의 교수 20여명은 최근 회사 또는 개인소유 주식을 대학에 기부하거나 기업공개 후 기부를 약정하는 등 주식제공을 통해 대학재정 확충에 기여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제공한 주식을 시가로 환산하면 8억원에 이른다.

 동식물 기능성 유전자 원료물질 개발업체인 제모마인의 남홍길 대표(생명과학과 교수)는 지난 2일 주식 7030주를 대학본부에 기증했다. 또 환경관련 엔지니어링 회사인 정종식 교수(화학공학과)의 엔비켐기술도 지난 3일 총 발행주식의 10%인 4000주를 기증했다.

 인간유전자를 연구, 신약후보 물질을 개발하는 서판길·류성호 교수(생명과학과)의 씨그몰은 지난 9일 주식 4800주를 학교에 기부했다. 창업 1개월 만에 한화석유화학·SK·현대기술투자 등 국내외 기업들로부터 20억원을 유치, 관심을 끌었던 씨그몰은 이와 별도로 기업공개시 본인소유 주식의 5%씩을 추가로 대학에 내놓기로 했다.

 또 차세대 디지털 앰프와 핵심부품을 세계최초로 개발한 주문형 반도체 벤처기업인 펄서스테크놀로지는 최근 스톡옵션 1000주를 대학에 기증했고, 회사대표 오종훈 교수(물리학과·전자전기공학부 겸임)는 상장 후 3년 안에 뇌과학분야 연구기금 10억원 또는 주식 1000주를 출연키로 약속했다.

 에이즈 등 각종 질병의 DNA 백신 개발을 위해 성영철·최관용 교수(생명과학과)가 설립한 제넉신은 대학과 지적재산권을 공동 소유하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의 일정비율을 대학에 출연하기로 했다. 홍원기 교수(컴퓨터공학과)가 참여하는 외국계 인터넷 서버장비 회사인 넷스텍은 대학에 우선주 10만주를 1달러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나스닥 등록시 2만주를 무상 제공키로 했다.

 그 외에도 △김경태 교수(생명과학과)의 뉴로넥스 △정무영(산업공학과)·김승빈(화학과) 교수의 바이오플러스 △한경섭 교수(기계공학과)의 한텍 △이종혁 교수(컴퓨터공학과)의 유니소프트 △박종문 교수(화학공학과)의 엔비자인 △한종훈 교수(화학공학과)의 아이시스텍 △김정현 교수(컴퓨터공학과)의 닷에이스 등은 기업공개시 본인이나 회사소유의 주식 2∼5%를 기증키로 했으며, 김기태 교수(기계공학과)의 아쿠아텍은 순이익의 5%를, 이인범 교수(환경공학부)의 P&I컨설팅은 매출액의 1∼2%를 기증키로 했다.

 포항공대 창업교수들의 주식기부에 대해 이전영 창업보육센터장(컴퓨터공학과 교수)은 “대학과 기업의 공동발전을 위해 대학은 시설제공, 경영 및 회계 자문, 투자알선 등 벤처지원을 활성화하고 기업은 보은 차원에서 주식의 일정부분을 대학에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공대는 부속기관인 창업보육센터와 포철이 경영을 위탁한 벤처캐피털 포스텍기술투자를 통해 벤처기업과 실험실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창업보육센터는 13개 벤처기업을 배출한 데 이어 7월 현재 13개 기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포스텍기술투자는 국내외 60여개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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