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 연말쯤이면 일반 가정에서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해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지에서 거래되는 주식을 사고 팔수 있게 됐다.
15일 증권업계 및 증권예탁원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HTS를 이용한 외화증권거래에 앞다퉈 나서면서 일부 계층에만 한정돼있던 해외주식 거래가 대중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1일 대신증권과 SK증권, 리딩투자증권, 골드만삭스증권, 삼성증권, 대우증권 등 외화증권거래에 대해 적극적인 12개 증권사와 증권예탁원의 HTS담당자들로 구성된 ‘외화증권예탁자협의회(가칭)’가 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실무협의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각 증권사는 HTS에 의한 외화증권거래를 위해 △기존 전화로 이루어지던 거래방식을 호환성을 갖춘 HTS로 전산화하는 것과 △증권사별로 산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브로커 및 결제대행 은행들과의 거래를 체계화해 나가는 작업 등이 선결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이 두가지 사항을 앞으로 중점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또 데이트레이딩 거래나 일괄매매시 수수료 부과방법, 환율변동에 따른 거래조건의 변경 등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변수에 대해서도 협의키로 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증권시장과 국내증권시장의 동조화가 심화함에 따라 HTS를 이용할 경우 외화증권 거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예탁원을 통한 미국과 유럽, 아시아 증시의 주식거래실적은 지난해 1500건, 8억3200만주로 99년 1011건, 2억1100만주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는 국내증권사가 외국증권사와 계약을 맺고 오프라인상으로 거래한 수치여서 HTS를 이용해 국내 주식을 구매하는 방식과 똑같이 미국 나스닥 주식 등을 거래하게 되면 일반투자자 및 데이트레이더의 참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HTS를 이용한 외화증권거래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현재 외화증권 거래를 대행하는 각 증권사들이 제휴한 현지증권사와 예탁기관, 결제은행, 거래조건 등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 인프라 구축문제보다는 주로 해외 거래선이나 현지에서의 세금문제, 증권예탁기관간 계약이나 결제문제 등이다. 일부 증권사들이 오는 9월부터 서비스 개시를 선언해놓고도 최근 이를 번복하고 있는 것도 주로 해외부문에서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증권예탁원의 한 관계자는 “미국증시와 개별종목에 대한 국내투자자들의 식견이 높아짐에 따라 HTS를 이용한 외화거래가 가능해질 경우 호응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계기관과의 업무협의를 통해 가급적이면 연내에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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