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다시 시작합시다.”
한·중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전화단말기 합작(조인트벤처) 협상이 원점으로 회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자국 산업 부양정책과 중국 기업의 느긋한 사업전략이 맞물리면서 중국에 진출하려는 한국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6월 초로 예정했던 자국내 CDMA 단말기 생산인가를 8월 이후로 연기함에 따라 한국기업들의 중국 진출전략이 방향을 잃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와 커젠(科健), LG전자와 랑차오그룹간 CDMA 단말기 개발제휴 및 합작협상을 제외한 세원텔레콤·팬택·텔슨전자·스탠더드텔레콤·와이드텔레콤·기가텔레콤·인터큐브 등 중소 단말업체들의 중국측 협상점이 ‘1개사에서 다(多)사’로 늘어난 상태다.
텔슨전자 한 관계자는 “중국 캉자(康佳)그룹과의 CDMA 단말기 합작협상이 본 궤도에 오른 듯 했지만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CDMA 단말사업에 진출하고픈 중국기업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협상을 제의해오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기가텔레콤도 난징버드와의 합작계약을 목전에 둔 상태였으나 중국측이 한국의 팬택 등과 접촉을 시작하면서 무산됐다. 이에 따라 기가텔레콤측은 모든 중국기업들과 접촉하되 성급하게 대처하지 않는다는 협상전략을 세웠다.
중국 이동전화단말기 생산업체들이 연합전선을 편 것도 주목할 일이다. 최근 중국의 17개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들은 컨소시엄 형태로 ‘중국이동통신연합회’를 설립, 기술 및 자원을 공유키로 했다. 이는 중국기업들이 기존 유럽형 이동전화(GSM) 단말기 자국시장에서 점유율 10% 미만으로 실패한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기업들의 연합전선 및 협상동향에 비춰 ‘우리가 CDMA 단말기 독자 개발능력을 보유하고 기반시설을 갖출 때까지 기다리거나 도와달라’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분명 중국은 우리 기업에 기회시장이 될 것이지만 쉽게 공략할 수 있는 대상도 아니다”며 “막연한 기대와 흥분보다는 차분하고 내실 있는 중국 접촉전략을 마련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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