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에서 무선, 무선에서 유선으로 전화를 걸 때 무·유선망을 이용해 소비자가 이중으로 비용을 낼 수밖에 없고 이러한 이중부담을 지며 전화를 사용한 시간이 지난 98년 총 90억분, 금액으로는 1조2960억원에 달한다는 연구논문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ICU·총장 안병엽 http://www.icu.ac.kr) 경영학부 박명철 교수와 이상우씨(경영학부 박사과정)는 이달 초 호주 퍼스에서 개최된 국제전기통신학회(ITS) 아시아·인도양지역회의에서 발표한 ‘이동통신요금의 이중 마진구조에 대한 연구논문’에서 이동통신산업내 이중마진 문제를 수식으로 검증, “유선에서 무선으로 또는 무선에서 유선으로 전화를 걸 경우 한국통신과 무선사업자망을 각각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는 이중으로 요금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교수팀은 이 논문에서 특히 국내 이동통신요금체계가 높게 설정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한국의 이동통신산업이 지니고 있는 5가지 경제적 특징을 들어 규명하고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접속료 시장내의 효율적인 경쟁체제 도입방안과 새로운 가격부과 모델을 제시해 주목된다.
이 논문에 따르면 국내의 유선에서 무선으로 전화를 거는 경우는 지난 98년 전체 사용시간 125억분의 37.6%에 해당하는 47억분이며 무선에서 유선으로는 전체의 34.4%인 43억분으로 모두 90억분 1조2960억원에 달하는 액수를 이용자가 이중마진를 물며 전화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조사 당시인 지난해 무선망을 통해 유선으로 전화를 걸 경우 3분당 2.7센트(약 30원)의 접속료를 받았으며 유선에서 무선으로 전화할 경우 접속료가 3분당 8.55센트(약 100원)에서 12.775센트(약 150원)나 돼 유선전화간 3분당 50원에 비해 50원 이상의 초과이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이 같은 이중마진 문제 대안으로 “이동통신사업의 경우 접속료 시장에 경쟁을 도입하거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발신자 부담 요금제를 수신자 부담 요금제로 바꿔야 한다”며 “다만 수신자 부담 요금제는 소비자의 이동전화 이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시장여건을 먼저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박 교수팀은 우리나라와 같이 이동전화 보급률이 50%를 상회할 경우는 이동전화가 보완재이기보다는 필수요건이므로 이용료에 대한 이용자 민감도가 낮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수신자 부담 요금제가 도입되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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