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던 날 평소에 사모하던 선배와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던 아가씨. 그날따라 왜 그리 빨리 취하던지. 선배가 ‘아놀드 뭐시기’랑 닮아보이고. 언뜻 정신이 혼미해지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여관 침대.
“앗, 설마. 선배 저한테 무슨 짓을 한 기라예.”
얼굴이 불그락푸르락해지는 선배.
“뭐가 어떻게 돼! 너 어제 술 취해서 옷에다 X 쌌잖아.”
마지막 반전의 미학을 추구하는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성인용 콘텐츠의 새로운 인기 장르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성적 매력보다 코믹한 웃음을 무기로 인터넷 세상을 종횡무진 헤집고 있다.
우선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성인 유머는 성인 인터넷 방송국 엔터채널(http://www.enterchannel.co.kr)에서 들려준다. 선배를 오해한 어떤 아가씨의 이야기인 ‘포장마차’ 편을 비롯해 엘리베이터 안에서 초로의 할아버지를 골려주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편, 병실의 환자들이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한 신참 여의사 이야기 ‘자기 위안’ 편 등 성(性)을 주제로 한 유쾌한 웃음 보따리가 한아름 담겨 있다.
조금 진한 플래시를 원한다면 바나나TV(http://www.bananatv.co.kr)에서 맛볼 수 있다. 무림의 쓴맛을 보여주는 ‘무림변태’, 세상에 대한 철학적 달관이 엿보이는 ‘색고 달녀’ 등이 인기 성인 플래시다. 바나나TV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나나 가족’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성인용품 사장인 아빠, 단란주점 마담인 엄마, 성인방송 IJ인 딸 등을 주인공으로 가족의 애환을 다룬 ‘나나 가족’은 9월쯤이면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좀 엉뚱한 플래시는 스타코리아(http://www.star2000.com)에서 보여준다. ‘계란의 비밀1, 2’ ‘물어봐’ ‘고해성사’ 등 이름만 들어도 뭔가 있을 것 같은 성인 플래시 애니메이션들이다.
성인용 플래시 바람은 성인방송국에만 부는 것이 아니다. 플래시 애니메이션 전문사이트인 클럽와우(http://www.clubwow.com)에서도 성인용 플래시 ‘볼트 에이지’가 100만 히트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2030년 성비 불균형으로 인류가 존망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미래의 학자들은 여자 아기만을 잉태시킬 수 있는 특수 사이보그를 만들어 2001년으로 보낸다. 그가 바로 터미네이터를 닮은 ‘터미로이터’. 하지만 터미로이터는 사이보그인 주제에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2001년의 지구 여성들과 에피소드를 잇따라 일으킨다.
성인용 플래시 애니메이션 바람은 하나의 유행을 넘어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우선 애니메이션이 주는 만화적 상상이 매력적이다.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한 성인유머에서 영화 패러디까지 그 상상력에는 끝이 없다.
또한 표현에 한계가 없어 어떤 상황도 그대로 담아낼 수 있다. 바나나TV의 나나가족은 독특한 상황 설정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클럽와우의 배용현 팀장은 “앞으로 단순한 포로노류의 작품이 아니라 수준 높은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 많이 나온다면 성인용 콘텐츠의 새로운 장르로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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