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산업 구조조정의 첫 사례로 NEC나 후지쯔와 같은 거대 전자업체들이 몇몇 생산 부문을 모회사에서 분리해 운영하거나 제3자에게 매각하고 있다.
국외로의 이런 움직임은 수개월간 쇠락해가는 기술영역에서 생존경쟁을 한 후 큰 규모의 시장을 점유하고 그 속에서 성장 기회를 확보하는 하청 전자제품 생산업체에는 가장 큰 위기다.
이것은 회의실에서 생산현장까지 수직적 체계로 자급자족형태의 산업구조에 사로잡혀 있는 국가전체의 사고방식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의미한다.
구조조정 활동은 일본 기업체들이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에 놓인 그들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전자산업에 있어서의 그러한 개혁 노력들이 일본 경제를 어렵게 하는 다른 산업영역으로까지 확대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 일본에서의 이러한 아웃소싱 움직임은 매우 뒤늦은 것이다. 미국에서는 거의 한 세기 전에 그러한 방식으로 생산관리를 했고 유럽인은 삼 년 전쯤 처음 도입해 실행하기 시작했다.
전자제품 시장은 날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가 기술적인 우열을 가리기 힘든 비슷한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가격 경쟁력이다. PC나 이동전화기 등은 일상용품이 돼버렸기 때문에 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제품 생명 주기가 계속적으로 짧아지는 추세에 있고 세계 경제의 침체가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를 억제하고 있다.
IBM·시스코·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같은 미국과 유럽의 대부분의 주요 전자 회사들은 생산부문을 솔렉트론·세레스티카·플렉트로닉스·SCI 등과 같은 회사에 이전하고 있다.
이러한 하청업체들은 낡은 공장을 구입한 후 생산설비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 모회사 또는 다른 회사에 낮은 가격으로 같은 제품을 판매한다.
NEC와 같은 거대 전자업체는 회사 원칙에 따라 공장을 통합하고 생산 공정을 전적으로 자회사에 이전한다. 자회사가 그 자체의 기본 생산에 대해서 관할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남는 생산능력을 다른 전자업체, 심지어 NEC의 경쟁사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도 있다.
후지쯔·마쓰시타·도시바 등의 회사는 NEC의 주도하에 각각 공장을 통합하고 개방시장에 생산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생산을 합리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생산공정을 합리화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고 별 효과도 없다. 대부분의 일본 전자 업체들은 자신의 사업을 경쟁자에게 넘기려 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 업체들은 비용절감에 대해 회의적이 될 것이다.
더 많은 업체들과 함께 비효율적인 공장에서 단지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해내는 것이 현재 고전하고 있는 일본 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만큼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다.
NEC, 후지쯔, 그리고 다른 기업들은 외국의 하청업자들에게 눈길을 돌리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얻는 비용절감이 무시하기에는 너무 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계약 생산업체들은 새로 인수한 회사에 있는 인력을 해고하지 않는다. 이는 평생 고용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 국가에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일본 기업들은 외국으로부터의 생산 아웃소싱을 통해 품질을 시험하고 있다. 2000년에 NEC는 브라질 세레스티카에 휴대폰 공장을, 오레곤에 있는 냇스틸 일렉트로닉스에 전자부품 공장을 매각했다. 99년 일본 기업 빅터는 자사의 텔레비전을 유럽 현지에서 제조할 다른 기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해 후지쯔와 시
멘스간 합작법인은 플렉트로닉스로부터 신형 서버 생산을 아웃소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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