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유전자 지도 초안은 지난 2월 발표된 인간게놈프로젝트(HGP)와 달리 한국인이라는 민족·인종적 차이점을 밝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마크로젠 서정선 사장(47)은 한국인 유전자 지도 초안 완성의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서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한국인뿐만 아니라 몽골·터키로 이어지는 15억 아시아인의 유전자 기능을 밝히는 ‘DNA 실크로드’로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미 이와 관련된 공동연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인간게놈프로젝트를 통해 인간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됐지만 그 당시 연구에는 한국인 및 아시아인의 특성이 반영되지 못했으며 원천기술을 획득할 기회도 잃어버렸다.
이 점이 아쉬워 한국인의 질병 연구와 신약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전자 정보 찾기에 나선 게 이번 프로젝트의 배경이라고 서 사장은 말했다.
“게놈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지 염기 서열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의 기능을 밝히고 개인단일염기변이(SNP) 연구를 통해 개인을 위한 맞춤 신약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건강한 20대 청년의 DNA를 채취해 10만개로 조각을 낸 후 그 모든 조각의 끝 부분 500개 염기서열을 확인, 바이오인포매틱스로 이를 인간지도에 표시하는 방식으로 완성됐다는 게 서 사장의 설명이다.
서 사장은 또 게놈연구의 기본이 되는 전자동 로봇 시스템을 이용한 초고속 염기서열 분석 및 결과 데이터 처리를 위한 바이오인포매틱스 기술 습득도 큰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얻어진 정보는 200쪽의 책 500만권에 달하는 1테라의 게놈데이터입니다. 게놈연구자나 임상의학자들이 이 데이터를 연구에 이용하고자 할 경우 온라인을 통해 제공하지만 그간 클론 확보에 소요된 재료비 수준의 가격은 받을 생각입니다.”
그는 BAC클론을 이용한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공급해 많은 연구자들이 게놈연구와 유전자 기능찾기에서 성과를 거두고 이를 통해 국가 경쟁력이 향상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크로젠은 당뇨병·고혈압·암·골다공증·천식·면역결핍·관절염 등 한국인에게 잘 발생하는 7가지 질병을 선정해 이와 관련된 1500개 유전자 기능찾기 등의 연구작업과 SNP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2003년까지 실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초안을 발표한 서 사장은 “한국인 유전자 지도의 2단계 작업에 착수, 내년 2월까지 주요 유전자 부위의 염기서열 데이터를 HGP데이터와 비교한 ‘한국인 유전자 염기서열 지도’ 완성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향후 일정을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에 확보된 BAC 클론을 이용해 태아 등 염색체의 사전 이상징후를 진단할 수 있는 ‘지노믹 DNA칩’과 유전자가 담겨있는 BAC 클론을 실험용 생쥐에 이식시켜 만든 새로운 모델생쥐 를 개발해 상업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약력
△72년 서울대 의예과 졸업 △80년 서울대 생화학박사 △81년 미국 국립보건원 분자유전학실 연구원 △84년 미국 MD앤더슨 암연구소 암세포생물학실 연구원 △88년 한국생화학회 뉴스지 편집위원회 위원 △92년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응용연구부장 △94년 대한생화학회 총무이사 △96년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 운영위원장 △현재 한국유전자이식연구재단 상임이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대한생화학·분자생물학회 대의원, 서울대학교 의학연구원 유전자이식연구소장, 마크로젠 대표이사, 랩벤처협의회장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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