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인증 분리시행 않기로

　

　산자부와 정통부가 전기안전인증제와 전자파적합등록제를 분리시행키로 했다가 이를 원점으로 되돌리면서 관련업계에 적지 않은 파문이 일고 있다.

　산자부와 정통부는 지난해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제시한 IT인증 분리시행제를 파기하고 이를 원점으로 되돌리기로 최근 잠정 합의했다.

　양 부처 관계자들은 전기안전인증제와 전자파적합등록제를 분리 시행할 경우 양 부처간 업무 중복을 없앨 수는 있으나 오히려 업체들에 불필요한 비용과 어려움을 준다고 판단, 종전대로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양 부처는 이 과정에서 산자부가 분리시행을 전제로 전기안증인증 대상품목으로 추가했던 10개 품목 중 6개 품목을 다시 제외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산자부는 분리시행을 전제로 오는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인 전기용품안전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시 손질하는 등 정책변화에 따른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특히 시행령 개정안에 고시된 추가품목 중 다시 제외된 품목에 대한 처리문제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산자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PC·네트워크컴퓨터 등을 전기안전인증 대상으로 추가한 전기용품안전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고시된 이후 지금까지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인증을 신청한 건수는 모두 190건에 이른다.

　산자부 관계자는 “개정안에 추가됐다 제외된 품목에 해당하는 경우 이미 안전인증을 받았거나 받기 위해 준비해온 업체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최대한 제도적인 배려를 하겠다”며 다각적인 대책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와 관련해 원칙적으로는 전기안전인증 대상 추가 품목이 줄어든 것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추가·제외 등의 정책변화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인증에 소요된 인력·시간·경비 등을 감안한다면 양 부처의 불필요한 밥그릇 싸움으로 업계가 피해를 입은 꼴이라며 정부정책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거대 컴퓨터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한국 정부의 무책임한 IT인증 규정 변경으로 인해 한국에 수출하는 컴퓨터에 대해 큰 손해를 보게 됐다며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이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들어갈 경우 유사한 피해를 입은 외국 업체들과 국내 업체들에까지 영향을 미쳐 정책회귀에 따른 뒤처리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