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식물외래 유전자 도입기술 개발

 항생제나 제초제의 내성 유전자를 이용하지 않고도 식물에 외래 유전자를 도입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이에 따라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형질변환 작물에 대한 안전성 여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원장 홍창선) 생물과학과 정원일 교수팀은 항생제나 제초제 내성 유전자를 대체할 수 있는 마니톨(mannitol) 분해효소 유전자를 이용, 형질전환된 담배작물을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형질전환 유전자의 도입여부를 알수있는 마커 유전자를 인체나 환경에 전혀 무해한 외래 유전자 마커로 대체한 것으로 담배 잎을 딴 뒤 벡터(유전자 운반체)가 들어있는 아그로박테리움(토양 미생물의 종류)을 매개로 해 유전자를 도입한 후 완전한 식물체로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지금까지는 형질전환식물체(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를 만들 때 외래 유전자가 도입된 세포를 선별적으로 증식시키기 위해 항생제 내성 유전자 또는 제초제 내성 유전자를 이용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유전자 및 유전자 산물에 대한 식품으로서의 안전성과 생태계 교란, 항생제에 내성을 띠는 미생물의 출현 가능성 등으로 인해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인체 위해 여부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산업화하는 데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따라 잠재적인 위해성이 없거나 위해성이 적은 선발 표지 유전자를 개발하는 일이 최근들어 형질전환작물을 실용화하는 데 필수요소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개발하기 위해 스위스의 다국적 종자회사 노바티스를 비롯, 서구 생명공학기업들이 앞다퉈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연구에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영국과 스웨덴에서는 현재 선발 표지 유전자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사용을 억제하고 잠재적 위해성이 없는 유전자를 이용한 형질전환체 작물의 육성을 적극 권장하는 상황이다.

 정원일 교수는 “이 기술이 도입되면 형질변환 작물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돼 환경 교란이나 내성을 가진 미생물 이전으로 인한 의료상의 잠재적 위해성 논란이 사그러들 것”이라며 “국내 형질전환 식물의 산업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 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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