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벤처업계에서 영업인력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기술전문인력들이 대우를 받았으나 최근들어선 영업인력이 우대를 받고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EC), 보안, 주문형비디오(VOD)를 포함한 멀티미디어 관련 분야 영업인력들은 몸값을 올려주면서도 영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들 분야는 최근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영업을 통한 기선제압에 나서야 하는데다 당장 영업실적 확대를 위한 영업직 수요까지 겹쳐있다.
이에따라 능력있는 영업사원의 경우 연봉을 20∼30% 올려주고도 좀처럼 ‘모시기’ 힘들다는 것.
벤처업계는 그간 추진해온 제품개발을 완료, 영업에 본격 나서면서 영업인력이 부족해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작년 하반기 이후 벤처기업들이 펀딩의 어려움 등으로 겪는 자금난을 영업강화로 돌파하려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영업인력이 귀해지면서 EC, 보안·인증, 디지털스트리밍 등 일부 유망 분야의 벤처기업들은 이른바 ‘역(逆)딜’을 하면서까지 영업인력 유출방지에 나서고 있다. 역딜이란 유능한 영업인력에게 호조건을 제시해 전직을 막는 거래를 하는 것.
최근 EC분야 3년경력 영업사원 A씨는 기존 연봉보다 500만원 올린 3500만원의 연봉으로 EC관련 경쟁사로 옮겼다. 그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전직했으며 자신감있을 때 옮겼다”고 말하고 있다.
또 올초 암호·보안 관련 벤처업체 4년 경력의 B씨 역시 20% 이상의 연봉인상을 약속받고 최근 같은 분야 대기업 계열사로 옮겼다.
모 EC업체의 기술영업직원인 C씨는 몸값만 확인한 경우다. 모 대기업 계열 EC회사로부터 경력직 입사를 확정받은 그는 현 직장에서 호조건을 제시하며 만류해 전직을 포기했다.
VOD솔루션 회사인 미디어코러스의 지동해 사장은 “디지털 스트리밍 분야도 유능한 영업인력들이 여유있고 장래성있는 벤처로 몰리면서 몸값상승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며 “멀티미디어 분야 역시 벤처 급증에 따른 과잉경쟁으로 날로 기술영업 인력난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립된 벤처들이 본격 마케팅 시점에 들어서면서 이같은 경력 영업인력 수요의 집중과 몸값상승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며 “기업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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