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화물 운임인상 문제를 놓고 터미널 운영업체와 화주인 일선 수출입업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수출입 화물터미널을 운영중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공항서비스·한국공항 등 4개사는 최근 보관요율을 인상하고 24시간내 인도되는 항공화물(현도화물)에 대해서도 하역료를 신설 부과하는 등 항공운임을 크게 인상하자 항공물류량이 많은 전자업체를 중심으로 수출입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무역협회는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내용의 요금인상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독과점적인 사업자들의 담합의혹이 있다”며 “인상안 철회나 인상률 하향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와 범무역업계 차원의 요금납부 거부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협회는 이번 항공화물 요금인상으로 삼성전자만 한해 100억원의 물류비 부담이 추가로 생기는 등 국내 화주들의 간접물류비 부담이 총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최근 IBM·인텔·컴팩코리아 등 미국계 전자업체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오는 25일 자체 회동을 갖고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며, 주한미국상공회의소를 통한 대정부 건의도 추진중이다.
이에 대해 한국공항 관계자는 “인천공항으로 이전 이후 원가상승분을 반영한 것이며, 경쟁업체 역시 사정이 같아 동일한 시기에 비슷한 요금인상이 이뤄졌을 뿐 담합은 없다”고 말했다.
사태가 이렇자 산업자원부는 최근 관계기관 연석회의를 갖고 무역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 터미널 운영업체에 인상 자제를 공식 요청했다.
이에 따라 항공화물업체 역시 일단 인상을 유보하고 인상률에 관해 수출업체 측과 재협의할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한국공항 등 터미널 운영업체들은 현도화물 하역료 부과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여전히 대립의 불씨가 남아있는 상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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