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이 성수기를 맞고 있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판매가 기대치를 크게 밑돌아 에어컨 제조업체는 물론 유통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업체들은 올해 무더위로 전체 에어컨시장이 30% 이상 늘어난 130만대 규모로 내다보고 생산량를 크게 확대했으나 예상 밖의 판매부진으로 당혹해하고 있다.
양사 모두 올해 최소한 90만대 가까이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 5월 말까지 판매대수는 약 60만대도 못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판매한 70만대 에어컨 물량 중 95% 가량을 7월 전에 달성한 것을 감안할 때 지금과 같은 판매추이라면 에어컨 특수가 마감되는 요즘 상황에서 올해 매출목표의 달성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제조업체 물류센터에서 출고된 에어컨 물량은 지난해 보다 늘어났으나 정작 소비자에게 도달되는 실판매 물량은 예년 수준에 머물러 수만대의 에어컨 물량이 도매점과 대형전속대리점 창고에 쌓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출하가격이 지난해 보다 약 3∼4% 인상됐지만 판매부진으로 실제 가격은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10% 가량 떨어지는 기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
실제 일산지역 할인점 마그넷은 전속대리점에서 210만5000원에 판매하는 인기모델 15평 고급형 에어컨(LP-206CA)을 소비자에게 204만원에 판매하면서 경품으로 15만원 짜리 상품권까지 덤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양사가 경기침체와 함께 상반기 매출 마감일이 임박해옴에 따라 연초 예약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하이마트, 전자랜드21, 이마트 등 신유통점에 제한적으로 공급해오던 에어컨 주력 모델과 물량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여름철임에도 불구하고 에어컨 유통 시장에서 에어컨 물량이 대리점에서 소비자에게로 이동하는 실판매가 매우 부진해 올해 전체 예상규모인 130만대에 크게 못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LG전자 전속대리점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에어컨 성수기때 마진이 높아 재미를 톡톡히 보았지만 올해는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모델을 놓고 할인점과 양판점간 치열한 가격싸움을 벌여 판매가격이 원가 이하로 떨어져 도저히 채산성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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