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AOL 경쟁 격화

 마이크로소프트(MS)와 AOL타임워너가 밀월관계를 끝내고 회사의 명운을 건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USA투데이(http://www.usatoday.com)에 따르면 MS의 차세대 운용체계(OS)인 윈도XP에 인터넷 접속 소프트웨어를 부가하기 위해 진행됐던 MS와 AOL타임워너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두 회사는 이제 인터넷시장을 두고 적대적인 관계로 돌아섰다.

 각각 2900만명, 500만명을 가입자로 확보하고 있는 AOL타임워너와 MS는 그동안 서로의 영역을 크게 침범하지 않으면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제 두 회사는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맞부딪힐 수밖에 없는 입장이 돼버렸다. 이들 두 회사의 경쟁은 향후 인터넷시장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몰고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MS와 AOL의 관계는 상호 보완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MS가 윈도시리즈에 AOL의 인터넷 접속 소프트웨어를 포함시키는 대신, AOL은 인터넷 브라우저로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채택했다. 이 같은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AOL은 90년대 후반부터 시장확대에 성공하며 세계 최대 인터넷서비스업체로 부상할 수 있었고, MS도 넷스케이프를 제치고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로 만료된 이 계약연장을 위해 지난 한달여간 협상을 지속해온 두 회사는 최근 협상결렬을 선언했다. 결렬 이유는 MS의 윈도미디어플레이어 사용에 대해 양측의 의견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었다. 협상결렬은 관계청산을 넘어 상호 비방으로 발전했다.

 AOL은 “MS가 OS시장에서의 우위를 고생없이 인터넷 음악분야로 그대로 가져가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MS는 “AOL이 AOL타임워너의 콘텐츠 접속을 리얼플레이어만으로 한정하자고 고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두 회사의 관계가 결별과 적대적인 관계로 진전될 수 있는 요인은 이미 내재돼 있었다. 브라우저·온라인서비스 등의 부문에서 드러나지 않은 경쟁을 해온데다 각기 소프트웨어 부문, 인터넷 부문을 이끌면서 상대방을 견제해왔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 회사 경쟁에 대해 “시간만 문제였을 뿐”이라며 “특히 스트리밍 부문과 인스턴트 메시징 부문에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쟁이 시작되면 AOL타임워너가 우세해 MS가 쫓고 AOL타임워너가 쫓기는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공격하는 입장인 MS는 하반기 출시예정인 윈도XP를 필두로 한 인터넷서비스 전략인 닷넷(.NET)을 내세워 AOL타임워너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MS는 윈도XP에 자사 미디어플레이어를 기본으로 탑재하기 때문에 미디어플레이어의 보급확대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인스턴트 메시징 부문에서도 윈도XP에 메신저를 내장시키는 등 음성·영상 회의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앞세워 AOL을 추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AOL타임워너는 음악·출판·영화 등 콘텐츠부문이 압도적인 우세한데다 최근 리얼네트웍스와의 제휴를 기반으로 스트리밍 부문에서 MS의 공격을 저지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인스턴트 메시징 부문에서는 MS가 183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 AOL타임워너(2550만명)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양사 모두 완승을 자신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두 회사는 서로를 극복하지 못하면 안될 관계여서 사운을 건 싸움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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