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 복사기 경계 허물어진다.

 프린터업체들이 저가형 복합기를 중심으로 프린터, 복사기, 스캐너 등의 기능을 통합한 복합기 시장에 잇따라 참여함에 따라 복합기 시장을 둘러싸고 복사기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복사기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복사 기능 외에 레이저프린터와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는 프린터 보드를 내장한 디지털복합기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디지털복사기는 단순 복사 기능의 아날로그 복사기와는 달리 프린터, 팩스 및 스캐너 기능 등을 합친 제품으로 후지제록스, 롯데캐논, 신도리코 등이 대표적인 복합기 공급업체들이다.

 복사기업체들이 선도하고 있는 복합기 시장에 한국hp, 삼성전자 등 주요 프린터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올해 초부터다. 이들은 잉크젯 프린터 혹은 레이저 프린터를 기반으로 한 저가형 복합기 제품을 주로 선보이고 있는데 소규모 사무실 등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프린터를 기반으로 할 경우 복사 기능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가격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 프린터업체들이 내세우는 최대 강점이다.

 복합기 시장이 커지면서 한국hp나 삼성전자 외에 엘렉스테크, 한국엡손 등의 다른 프린터업체들도 복합기 시장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 엘렉스테크는 올 하반기께 복합기 제품을 발표할 예정이며 한국엡손도 본사 차원에서 복합기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 시장이 성숙하기만 하면 언제든 시장에 뛰어든다는 전략이다.

 프린터업체들은 이같은 저가시장 외에 고가시장도 노리고 있다. hp의 경우 올 하반기 1000만원대가 넘는 고가형 복합기 제품을 내놓을 예정으로 이 회사 한 관계자는 “이 제품이 분당 50장의 복사속도를 구현, 복사기업체들이 내놓은 복합기 제품과 가격이나 기능 측면에서 손색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복사기업체들은 복사기 기반의 복합기 제품이 기능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점을 들어 시장수위를 자신하고 있다. 프린터 기반 복합기의 경우 복사 속도나 화질이 떨어지며 복사기 기반 복합기의 경우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저가형 제품과 함께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하고 있어 쉽게 시장을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프린터업체와 복사기업체들이 겨냥하고 있는 복합기 시장이 아직까지는 저가와 고가로 나뉘어져 있지만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감에 따라 결국 같은 시장을 두고 경쟁하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프린터업체와 복사기업체간 경계가 허물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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