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에 ‘고객관계관리(CRM) 구축’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제약산업의 주요 고객이 병원·약국으로 최종 사용자가 아닌 2차 고객이란 점 때문에 다른 산업에 비해 CRM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변화는 이례적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중외제약·현대약품공업 등은 e비즈니스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CRM 패키지를 도입했거나 자체 개발에 나서는 등 고객관리에 대한 전사적 마인드 제고를 추진 중이다.
이처럼 제약업체들이 CRM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CRM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영업·판매자동화(SFA:Sales Force Automation)를 통해 경영효율의 극대화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반적인 CRM이 고객관리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제약업계의 CRM은 영업사원의 영업활동관리·수금관리 등의 기능이 중요시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고객관리보다 수금 등 매출과 직결된 업무를 맡고 있는 영업사원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효율적인 경영의 핵심”이라며 “제약업체들의 CRM이 커스터마이징 작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빈번히 이뤄지거나 자체 개발에 초점을 두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웅제약은 6월 초 CRM 패키지 도입을 마치고 현재 적용 단계에 들어섰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영업정보의 시스템화를 위해 CRM의 커스터마이징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중외제약도 오는 8월까지 영업부서 지원을 초점으로 하는 1단계 CRM 자체 개발을 추진 중이다. 1단계가 완료되면 고객지원 강화를 위한 2단계 작업에 돌입한다. 현대약품공업은 오는 18일부터 자체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CRM을 전사원간의 공유 기능 등을 포함시키는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예정이다.
<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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