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개인휴대단말기(PDA) 개발업체들이 자가 브랜드보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에 무게중심을 두고 사업을 추진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NT·에바트티앤씨·시스기어 등 올 하반기에 제품 출시 예정인 후발 PDA 개발업체들은 과도한 시장개척 비용 및 양산 비용 등의 부담으로 독자 브랜드 유통보다는 이동통신사업자·대기업·전문유통업체들과의 OEM 공급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독자 브랜드로 PDA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벤처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자금조달 부분이 어려워진 데다 개발 중심인력으로 구성돼 마케팅도 버겁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아직까지 시장이 협소한데도 시장 참여업체가 팜·컴팩·핸드스프링·HP 등 거대 다국적기업들과 제이텔·싸이버뱅크·세스컴 등 토종업체에 이르기까지 과열 양상을 보이는 점도 후발업체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선발 국내 PDA업체들도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 놓고도 최근 양산비용 및 마케팅 비용 부담에 따라 추가자본 조달이나 지분매각 등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올해 말부터는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과 본격 경쟁해야 한다는 것도 적지않은 부담”이라고 밝혔다.
리눅스 운용체계(OS)를 탑재한 PDA를 개발 중인 HNT는 최근 국내 사업과 관련, 독자 브랜드 보다 OEM사업으로 사업 방향을 설정하고 대기업들과 접촉 중이다. 최인규 사장은 “국내를 대표할 만한 대기업들과 접촉을 가졌으며 한 업체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대기업들도 자체 기술력 부족과 불투명한 시장 상황에 따라 우선은 벤처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제품 출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OEM사업을 통해 어느 정도 실적이 쌓이면 향후 독자 브랜드 유통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10월쯤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윈도CE 계열의 PDA 제품을 개발한 에바트티엔씨도 개발 초기부터 국내 대기업과의 OEM공급 계약으로 사업 방향을 설정하고 대기업들과의 OEM 공급을 추진하고 잇다. 이 회사 측은 “독자 브랜드로 하기에는 위험 요소가 커 대기업과 OEM 공급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가을쯤 PDA를 선보일 시스기어도 이달 중 워킹 샘플을 출시한 후 대기업 및 전문기업들과의 접촉에 나설 예정이다.
많은 후발업체들이 OEM사업으로 눈을 돌림에 따라 국내 PDA산업은 유통업체·개발 및 유통업체·개발업체 등 보다 고도화된 산업구조로 발전해갈 전망이다.
<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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