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분야의 남북경협이 활발한 가운데서도 전자부품업계의 남북경협사업이 위축되고 있다.
극동음향·삼홍사·삼화텍콤·한국코아 등 대북 임가공사업을 추진해온 전자부품업체들은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을 매개로 북한내 임가공생산을 해왔으나 최근 국내 경기악화로 해외공장에 맡길 생산물량 자체가 감소한데다 높은 물류비와 불투명한 남북관계로 추가투자계획을 취소하고 있어 현재 전자부품 분야의 대북경협은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극동음향은 지난 97년부터 월 1만∼2만개의 마이크로폰을 평양 대동강 공장에서 조립생산해왔으나 올들어 임가공 물량을 추가 발주하지 않아 사실상 대북 임가공이 중단된 상황며 모터업체인 삼홍사는 지난해 약 2만대의 소형 DC모터를 조립생산한 바 있으나 교통이 편리한 평양근교로 현지공장의 이전을 요구했으나 북측이 이를 거부함에 따라 대북사업을 중단했다.
삼화텍콤(대표 이근범)도 3개월 전부터 라인필터의 북한 임가공 생산을 중단한 상태며 한국단자공업은 연평균 4000만∼5000만개의 자동차용 커넥터류를 북한에서 조립했으나 최근 경기침체로 북측에 보내는 임가공 물량을 줄이고 있다.
인터엠(대표 조순구)은 북한을 통한 스피커 생산물량을 600∼700세트 수준으로 줄였으며 제일물산(대표 정인화)도 연평균 1800만여개의 전자스위치를 조립생산했으나 올해는 1000만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코아(대표 유광윤)는 지난 4월 남포지역에 소규모 코어 생산용 설비를 직접 투자했으나 주력제품인 전기강판이 대북 반출금지품목에 묶인 탓에 AC모터와 형광등 안정기 코어로 사업분야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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