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수출의 한 축인 PC수출이 올들어 크게 부진한 가운데 삼보컴퓨터, 삼성전자 등이 제조뿐 아니라 현지 물류, 사후서비스까지 책임지는 토털 아웃소싱 제공방식으로 수출방식을 전환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델, 컴팩, HP 등 대형 PC업체들이 전세계적인 PC수요 위축과 수익성 악화에 따라 단순 제조뿐 아니라 물류, 사후서비스까지 아웃소싱을 추진하는 데 따른 것으로 PC산업의 새로운 조류로 풀이된다.
특히 전세계 PC 제조물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대다수 대만업체들이 아직까지 단순 제조방식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수출에 머무르고 있어 국내업체들이 이러한 PC 아웃소싱 시장을 선점할 경우 PC수출의 새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 OEM 공급선인 게이트웨이에 단순 제품 공급뿐 아니라 물류, 사후서비스까지 맡는 토털 아웃소싱 형태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이 계약에 따라 자사가 공급중인 제품에 대해 최종 소비자에게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사후서비스도 진행한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를 통해 현지 물류망과 사후서비스 망을 구축할 수 있어 자체 브랜드 진출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멕시코 현지공장도 이러한 맥락에서 추진됐으나 아직까지 아웃소싱 비용이 낮아 수익성을 제고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삼보컴퓨터도 현재 주 고객들에게 이러한 형태의 수출형태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삼보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대형 고객들이 수익성 확보 및 매출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이같은 새로운 PC공급에 긍정적인 자세”라며 “다만 이러한 아웃소싱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해당회사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인력감축이 불가피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아웃소싱이 체결될 경우 자체 브랜드 진출시 가장 중요한 소비자 정보를 획득할 수 있게 된다”며 “향후 이를 기반으로 자체 브랜드 진출전략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보컴퓨터는 이러한 아웃소싱 계약이 체결될 경우에 대비해 현지 공장 설립 등 필요한 제반 조건 마련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컴팩과 IBM, 애플컴퓨터 등에 PC를 공급중인 LG전자는 사후서비스 부문에 한해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한편 이같은 아웃소싱 방식이 정착할 경우 대형 PC제조업체들은 가격, 마케팅, 사양 등만 결정하는 마케팅 회사로 자리잡게 되며 OEM업체들은 단순 제조뿐 아니라 물류, 사후서비스 등을 책임지는 아웃소싱 전문업체로 탈바꿈하는 등 PC산업의 구조변화가 예상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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