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생산 구조조정 몸부림

 D램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의 생산구조 조정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세계 D램 생산구조는 이르면 내년중 256M D램과 램버스 및 더블데이터레이트(DDR) D램 중심으로 바뀔 전망이다. 또 업체들의 시장경쟁 양상도 지금까지와는 사뭇 달라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D램업체들은 물량확대 경쟁을 벌여왔으나 앞으로는 누가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양산기술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며 “치열한 가격경에서 살아남은 D램업체들 가운데 또 한번 몇개사를 걸러내는 2차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황=생산구조 조정의 방법은 크게 두가지다.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의 생산을 축소하거나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을 확대하는 것이다. 대부분 D램업체들은 두가지 방법을 병행하나 업체마다 사정은 사뭇 다르다. 삼성전자·인피니온과 같이 이미 지난해부터 생산구조 조정작업에 들어간 업체들은 느긋한 반면 그렇지 못한 회사들은 생산 중단과 같이 극단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64M D램의 생산중단과 자국내 생산축소를 선언한 NEC와 도시바가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64M D램 비중이 높은 마이크론과 하이닉스도 웨이퍼 투입량 조절을 통해 생산구조를 고도화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배경=D램업체들이 생산구조를 서둘러 조정하는 것은 D램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내심 2분기중 D램 가격이 바닥을 치고 3분기부터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로선 기대하기 힘들다.

 특히 지난달 말 이후 64M와 128M D램의 가격이 수급상황과 무관하게 곤두박질하자 D램업체들은 하루라도 빨리 이들 제품의 생산에서 손을 떼는 것이 낫다고 보기 시작했다.

 D램업체로는 맨처음 64M D램의 생산중단을 선언한 NEC도 이것 밖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망=업체들의 잇따른 생산구조 조정으로 D램시장 구조는 올해부터 256M D램과 램버스 D램, DDR SD램 등 고수익 제품 위주로 바뀔 전망이다.

 이들 제품의 비중이 내년중 50%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모든 업체들이 이러한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인피니온은 이미 상당부분 구조조정이 진척돼 느긋하다. NEC도 이미 엘피다메모리라는 합작사를 통해 대용량 제품 생산을 추진중이다.  

 다른 회사들이 문제다. 특히 당장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기 힘든 대만의 D램업체들은 오히려 시장구조 개편으로 선진업체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대만업체들은 지금까지 어떻게 해서라도 버텨왔으나 기술위주의 시장경쟁에서는 자칫 퇴출당할 가능성이 크다.

 64M 제품의 생산비중이 큰 마이크론과 하이닉스반도체도 생산품목을 조정할 경우 기존 라인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가 급선무로 떠올랐다. 다만 두 회사는 64MD램 생산라인의 감가상각을 털어냈기 때문에 피해는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의 형성이 늦어질 경우 64M와 128M 제품에서 오히려 공급이 모자라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현재로선 극히 낮은 가능성일 뿐이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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