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 외자유치 본격 나서

 

  

 정보기술(IT)업체들의 대규모 외자유치 추진일정이 이달중 계속되면서 IT산업과 증시는 물론 국가경제의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관련업계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반도체 등 대형 IT업체들이 이달들어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 등 다각적인 외자유치에 나서면서 침체국면에 빠진 국내 IT산업에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할 전망이다.

 또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IT업체들의 외자유치는 지금까지 한국시장을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했던 외국인들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로 작용, 증시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반도체는 오는 15일 해외DR 발행을 통해 총 8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발행가는 이날 국내청약결과와 해외투자가들의 매입수요를 모두 집계한 후 해외주간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와 하이닉스 경영자가 참석한 가운데 결정될 예정이다.

 증권업계는 하이닉스반도체가 성황리에 진행중인 해외로드쇼와 대폭적인 할인발행을 통해 성공적인 해외DR 발행을 이끌어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후식 한국투자신탁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반도체가 해외DR 발행을 성공시키기 위해 30%가 넘는 파격적인 할인율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로드쇼에서 투자가들이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투자는 국내 D램 산업의 ‘청사진’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하이닉스반도체의 해외DR 발행 이후 D램 가격안정→반도체 수출 증대→IT경기 호전 등의 선순환고리가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통신도 오는 28일 3조원 규모의 해외DR 발행을 위해 11일부터 뉴욕, 런던, 홍콩 등 해외 로드쇼에 나섰다. 한국통신은 민영화 일환으로 17.8%(신주발행분 포함)에 해당되는 5550만2161주의 원주를 DR로 발행할 계획이다.

 한국통신의 DR 발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최근 모멘텀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통신서비스주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한국통신이 이번 DR발행을 통해 경쟁력있는 민영 통신서비스업체로 거듭나는 첫발을 내디딘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국내 통신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SK텔레콤도 NTT도코모와의 전략적 제휴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6월 결산법인인 NTT도코모가 주총을 통해 SK텔레콤의 지분인수를 최종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SK텔레콤이 이를 염두에 두고 이달말까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하락을 방지하고 있다는 것.

 SK그룹은 SK(주)와 SK글로벌이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 주식 14.5%를 NTT도코모에 주당 30만원에 매각(약 4조원)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달 이상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SK텔레콤은 전략적제휴를 통해 반등 모멘텀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SI업체인 쌍용정보통신과 현대정보기술은 모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차원에서 시장에 나와 있다. 현대정보기술의 최대주주인 하이닉스반도체는 오는 25일부터 외국계 IT업체들을 대상으로 현대정보기술 매각설명회 개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일에 나서기로 했다. 쌍용양회도 최근 미국의 투자펀드인 칼라일과의 쌍용정보통신 지분매각이 결렬된 후 잠시 공백기간을 갖고 이달부터 2∼3개 외국 IT업체와 다시 매각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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