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거래협회(회장 홍석현)가 기업간(B2B) 전자상거래 사업자들을 상대로 수익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산업자원부 B2B 시범사업 주관기관인 전자거래협회는 최근 이번 시범사업의 각 업종별 컨소시엄(선정업체)을 상대로 △협회 관리운영·인건비 △협회 주최 전시회 참가비 △콘퍼런스 발표·수강비 등의 명목으로 각 업종당 총 3000여만원의 사업비 갹출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협회는 주관기관의 참여 업체에 대한 관리비 명목으로 업종당 168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오는 10월 협회 주관으로 열리는 전시회인 ‘e비즈 엑스포 2001’ 참가 유도를 위해 업종당 3부스씩을 할당, 총 1415만원의 참가비를 사업계획서에 책정해줄 것과 전시회와 함께 열리는 콘퍼런스 발표 및 수강에도 업종당 최고 250만원의 분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지난주 11개 업종 B2B 시범사업 선정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회의자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식 통보하고 업종별 사업추진 계획서에 이를 적극 반영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해당 업체들은 현재 기존 사업계획서를 협회의 지시에 맞춰 재수정 중이다. 선정업체 한 관계자는 “협회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기책정된 인건비 및 조사·홍보비 부분에서 협회의 요구분만큼을 삭감, 사업계획서에 별도 계상 처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컨소시엄 관계자는 “최근 확정된 산자부 지원예산이 당초보다 삭감된 상태에서 또다시 협회에 30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될 처지”라며 “이는 사업자 선정 당시 사전 공지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반발했다.
협회는 이번 B2B 시범사업의 주관단체로 산자부를 대신해 사실상 모든 행정지시와 예산집행을 단독 처리하고 있다. 따라서 시범사업 선정업체는 협회의 요구나 지시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협회의 한 고위임원은 “이번 산자부 B2B 사업구조 자체가 협회가 단독 주관하는 프로젝트 성격이 강하다”며 “이에 따라 일관된 프로젝트 운영·관리 및 홍보를 위해 해당 컨소시엄 업체에 소정의 지원을 요청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감독 부처인 산자부의 권평오 전자상거래지원과장은 “이는 산자부가 지시하거나 협회 측과 사전협의된 사항이 아니다”라며 “문제의 소지가 있는 만큼 진상을 파악,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해 향후 파문이 예상된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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