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최근 뿌린 보도자료에 따르면 조달청의 전자조달(EDI/EC) 비중은 무려 80%에 달한다. 정부기관이 조달청에 납품 의뢰할 경우 10건 중 8건은 전자적 방식으로 처리된다는 뜻이다. 조달청은 지난해 11월 개통한 전자입찰시스템 이용건수도 불과 7개월여 만인 지난 5월말 기준 3700여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민간부문의 낙후된 B2B 환경에 비교하면 대표적인 모범사례로도 꼽힐 만하다.
하지만 이처럼 화려한 실적치장과 달리 이면을 뜯어보면 조달청 전자조달 실태는 여전히 부실한 게 사실이다. 오프라인 조달관행이 여전히 80%라는 수치에 숨겨져 있는 것은 물론 3700여건의 전자입찰 집행건수도 아직은 조달청만의 잔치다. 조달청 주도로 정부 전자조달(G2B)이 시작된 지 올해로 만 5년째. 결코 짧지 않은 이 기간 동안 조달청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사업의 결과물이라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적지 않다.
◇조달EDI/EC=조달청은 지난 3월 내자·외자·시설·회계 등 전업무에 걸쳐 조달EDI/EC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올해를 사실상 전자조달 대중화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지난 96년 시스템 구축에 착수한 지 6년 만의 일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대부분의 적용범위가 내자·회계 정도에 그치는 것은 물론 조달EDI 가운데 활용되는 문서도 분할납품요청서 및 통보서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조달업체 대상의 EDI서비스를 제공중인 한전 관계자는 “현재로선 기껏 지방조달청과 중앙청의 주문처리를 전자화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나머지 대다수 조달업무 과정은 여전히 문서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지방청의 경우 그나마 주문조차도 우편·팩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로 인해 조달업체들도 2만5300개 대상기업 가운데 900여곳만이 조달EDI에 등록한 실정이다. 조달EDI를 이용하더라도 문서작업을 병행하게 됨으로써 오히려 중복업무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지방 레미콘협동조합 관계자는 “조달청과 정부 수요기관의 조달업무가 모두 전자화돼 있다면 쓰겠지만 현재로선 업무부담만을 가져올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금지급요청서 및 지급내역서, 물품납품 및 영수증 등 결제 관련 전자문서는 활용률이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은 거의 유명무실화된 법적 근거도 한 몫 하고 있다. 지난해말 시행에 들어간 조달사업법 시행령 제17조 3항에 ‘수요기관의 전자조달 이용의무화’를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조달청은 실질적인 강제수단이 없다는 이유로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조달EDI/EC가 기형적인 형태로 전락하자 당사자인 조달청도 실질적인 전자문서 활용제고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조달청 변희석 정보관리과장은 “우선 지급결제 전자화를 위해 한국은행과 함께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이달중 시험적용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자입찰시스템=전자입찰시스템은 지난해 3월부터 10개월간에 걸쳐 조달청이 만들어낸 작품. 조달청을 포함, 모든 공공기관이 입찰과정에서 공동이용할 수 있는 틀로 마련했지만 조달청의 발표와 달리 대다수 이용기관들은 그 활용도에 극히 부정적인 시각이다. 최근 민간 e마켓을 통해 공공입찰을 수행한 바 있는 모 기관 관계자는 “조달청 전자입찰시스템의 경우 사용편리성이나 제공기능 측면에서 불편한 점이 많다”면서 “정부기관의 유일한 입찰시스템이어서 관심은 있지만 공공기관의 폭넓은 활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능향상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말 현재 3700여건의 전자입찰 집행건수 가운데 조달청이 3300여건으로 거의 대부분을 이용했을 뿐 나머지 공공기관의 이용실적은 미미한 상황이다. 하지만 김성호 조달청장은 “국가기관의 입찰을 규정하고 있는 국가계약법의 ‘전자입찰 임의조항’을 의무화해야 한다”면서 여전히 주변 환경과 원칙론만을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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