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기술(IT)주들이 ‘인텔효과’로 모처럼 급상승했다.
8일(현지시각) 발표되는 인텔의 2분기 실적과 하반기 전망이 예상보다 긍정적으로 나타나며 미국과 국내 증시의 IT주 동반 상승세를 이끌었다.
국내 반도체주의 대표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8일 각각 9500원(4.44%), 295원(6.79%) 상승하며 IT주의 오름세를 주도했으며 반도체주의 상승세는 여타 기술주의 상승세로 이어져 거래소IT지수와 코스닥벤처지수도 각각 4.10%, 4.02%나 급등했다. 코스닥시장 반도체주들도 주성엔지니어링이 상한가까지 오르고 아토·원익이 각각 9.38%, 7.95% 오르는 등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인텔이 전날 급등하며 나스닥시장의 상승세에 힘을 실었고 국내 IT대표주인 삼성전자가 상승세를 주도하며 전반적인 IT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회복시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 D램 가격의 지속적인 약세로 삼성전자 주가가 20만3000원까지 떨어지는 등 삼성전자의 약세가 여타 IT주의 추가하락으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이번 인텔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치로 다소나마 IT주에 대한 우려감을 희석시켰다는 것이다.
인텔이 예고한 2분기 매출액은 63억달러로 당초 예상치(62억∼68억달러)를 충족하고 있으며 2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였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우려했던 것보다 PC용 D램 경기회복이 빨라질 수 있는 신호로 풀이된다는 점은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다. 민후식 한국투자신탁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텔은 전세계 PC용 CPU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고 인텔의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충족했다는 점은 PC와 반도체 시장이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가 PC용 D램 생산에 주력하고 있어 이번 인텔의 실적치는 국내 반도체주가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날 IT주의 상승을 본격상승 신호로 풀이하는 데는 비관적인 시각이 많다. 인텔의 실적이 일시적인 ‘뉴스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반도체와 IT경기의 본격적인 회복과 연결하기에는 무리가 많다는 지적이다.
전우종 SK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가격은 여전히 약세국면이며 반도체 경기가 회복됐다는 신호는 여전히 찾기 힘든 상황이다”며 “이번 인텔의 긍정적 실적이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기술주들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낮췄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본격적인 IT주의 반등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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