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 맞수]보안관제서비스

정보보안은 철저한 관리에서 출발한다. 좋은 보안 솔루션을 도입하고 우수한 보안 전문인력을 포진시킨다 해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완벽한 보안은 있을 수 없다.

 기업체나 기관의 네트워크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관리해주는 보안관제서비스. 기업체나 기관 등 고객사의 네트워크 환경과 궁합이 맞는 보안 솔루션을 구축하고 이를 밤낮으로 관리해주는 비즈니스모델이다. 보안관제서비스는 최근 정보보안 붐을 타고 신생업체들이 대거 등장, 시장경쟁이 부쩍 치열해진 분야다. 이 가운데 시장 초기부터 선두권을 유지해오고 있는 곳이 코코넛과 이글루시큐리티다.

 코코넛과 이글루시큐리티를 이끌고 있는 조석일 사장(45·사진 왼쪽)과 이득춘 사장(39)의 경영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조 사장이 부드러운 이미지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CEO라면 이 사장은 불도저 같은 강력한 추진력이 돋보이는 CEO다.

 조석일 사장은 꼼꼼하고 철두철미한 성격 이면의 편안함으로 주변에 적이 없고 친우가 많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제 막 발돋움하기 시작한 보안서비스업계에서 작은 규모부터 내실을 쌓아가는 경영 스타일도 그의 성품을 말해준다. 때문에 매출 규모도 부풀리는 법이 없고 실속 없는 사업 제휴로 회사를 홍보하는 허세도 없다. 그는 그만큼 거품과 허장성세를 싫어한다.

 연세대 경영학과와 동대학 경제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외환은행을 거쳐 한국IBM·한국오라클 등 굴지의 외국계 기업에서 주로 영업 수장을 맡아왔다. 그러나 오랜 영업 경력에도 불구하고 흔히 볼 수 있는 영업 간부 특유의 공격적인 모습보다는 교수 같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실제로 한국IBM 영업부장과 한국오라클 이사 경력 사이에 잠시 연세대 경제대학원 박사 과정을 이수하면서 대학 강단에 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금도 직원 둘 셋과 어울려 그들의 속내 이야기를 들으며 깊이 있게 대화할 기회를 즐긴다.

 테니스·볼링·골프 등 ‘동그란 것은 무엇이든 자신있다’고 할 만큼 만능 스포츠맨이기도 한 그는 가끔 직원들 틈에 끼어 족구나 축구 시합에 참여하기도 하는데 내기를 할 때면 서로 그를 영입하려고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한다.

 조 사장이 부드러운 화합형 리더라면 이득춘 사장은 승부사 기질이 강한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인하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정보공학과 싸이버텍홀딩스 등에서 정보보안 분야 업무를 맡아온 공학도 출신답게 일단 목표가 정해지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이 사장은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집념 또한 강한 사람이다. 그는 타협을 용납하지 않는 사람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이글루 직원들은 물론 자기 자신에게도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놀며 일이 안되면 대강 얼버무리거나 우회하는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이처럼 날카로운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와는 달리 이 사장은 매우 인간적인 CEO이기도 하다. 형편없는 술실력이지만 사석에서는 함께 맥주잔을 기울이며 말단 직원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애로사항을 귀기울여 들으며 직원들이 밤샘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새벽에라도 전화를 걸어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언젠가 한 직원이 9일간의 밤샘 작업 끝에 쓰러졌을 때 그에게 위로를 건네기보다는 자기 관리를 소홀히 한 점에 대해 심하게 질책한 적이 있다. 그러나 곧바로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위한 복리후생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지시했고 비록 꾸중은 했지만 쓰러진 직원에 대한 걱정으로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회고한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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