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더 뉴스>하이마트 선종구 사장

 전국 전자유통 상권에 하이마트의 바람이 거세다. 마치 대형 가전업체 대리점들과 같이 하이마트는 전국 주요 도시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전자 전문유통점으로 어느새 소비자들의 곁에 바싹 다가섰다.

 과거 제조업체들이 주도해온 전자 상권이 전자 전문유통점이나 할인점 등 신유통점들에 의해 좌우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 하이마트가 서 있다.

 그러나 전자 유통의 변화를 주도하며 이제 전자 유통업계의 거인으로 우뚝 선 선종구 하이마트 사장(54)은 “전자유통산업의 발전은 제조업체와의 경쟁이 아닌 조화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제조업체에 치열한 경쟁의식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여지없이 허물어뜨렸다.

 “하이마트의 성장 기반은 중소업체뿐만 아니라 대형 제조업체에서 얼마나 좋은 제품을 받아 고객에게 공급해주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협력업체와 서로 발전하는 윈윈 영업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정책의 밑바탕에는 우리나라 전자 유통시장에서 아직까지 제조업체가 유통업체보다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고용효과 측면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에 굴뚝산업을 적극 보호해야 한다는 그의 지론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특히 협력업체 가운데 중소업체의 매출 비중을 점차 늘려 나가고 있다.

 “현재 하이마트 매출 구조는 가전 3사가 60% 정도고 나머지 40%는 중소업체와 외산업체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이익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자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선 사장은 그런 의미에서 “전자전문점·할인점·인터넷 쇼핑몰 등 유통채널이 대거 등장하면서 경쟁이 격화돼 일부 유통업체가 협력업체로부터 제조 원가 이하로 납품받아 제조업체의 수익성을 떨어뜨려 경영을 악화시킬 정도로 가격경쟁만 일삼는 기업 운영방식과 문화는 지양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했다. 전자 유통시장 판도가 소비자를 끌기 위한 가격인하 경쟁에만 매달리다 보면 과다한 출혈경쟁은 유통업체와 제조업체에 부담을 안기게 되고 결국은 소비자에게 제품의 질 하락이나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등의 불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판매관리비 등을 손해보면서까지 올린 매출은 당장 유통업체에 이익이 된다 싶어도 추후 기업이 망하고 결국엔 그 비용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등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하이마트는 매출을 늘리는 데 있어 가격 경쟁이 결코 최선의 영업전략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할인점과 인터넷 쇼핑몰과 달리 하이마트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모두가 적당한 이윤을 볼 수 있는 가격에 판매합니다. 때론 소비자들이 헐값에 제품을 요구하곤 하지만 상담 직원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는 제값을 주고 삽니다.”

 선 사장이 타 유통업체와의 시장경쟁에서 가격이 아닌 다른 요소로 소비자를 설득시킬 수 있다는 이 같은 자신감에는 하이마트만의 차별화된 점이 있어서다.

 “현재 1000평에 규모에 달하는 170여개의 할인점과 2500여개의 인터넷 쇼핑몰이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 유통업체는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가전제품을 미끼상품으로 삼아 원가로 판매할 뿐 전문매장이 아닙니다.”

 소비자에게 친절히 설명하는 대면판매를 못하고 있고 제품 브랜드도 다양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배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결국 소비자들은 이 같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하이마트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선 사장은 넓고 쾌적한 매장에서 가전·컴퓨터·디지털제품 등 모든 전자제품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을 구현해놓고 있으며 게다가 모든 메이커 제품에 대한 전문교육을 받은 친절한 직원들은 타 업체에서 따라올 수 없는 하이마트의 최대 강점이자 소중한 자원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최대 약점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지금까지는 잘해왔습니다. 굳이 약점을 꼽으라면 시장이 제조업 위주의 전속 유통구조에서 전자전문점·할인점 등 신유통 위주로 변화하는 과도기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제조업체와의 갈등 구조입니다.”

 그는 대형 제조업체를 의식한 듯 선진국처럼 유통업체들이 너무 독주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며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상호 균형있는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고 전했다.

 국내 최대의 전자유통업체를 이끌어가는 사령탑으로서 제조업체와의 조화를 우선에 두는 그의 경영철학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를 설명해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있다. 그는 만나는 사람마다 하이마트를 ‘전자양판점’이 아닌 ‘전자전문점’으로 불러줄 것을 적극 요청한다. 아니나 다를까 기자에게도 역시 전자전문점으로 지칭해주길 바랐다. 지난 연말 하이마트 판매본부장에서 하이마트 대표이사를 맡게 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생긴 습관이라고 한다.

 “양판점이란 개념 자체가 일본에서 유래되다 보니 우리나라 전자 유통시장의 정서와 다른 점이 너무 많습니다. 일본식 양판점은 생필품을 비롯 다양한 전자제품을 진열해 놓고 상담직원 하나 없이 무조건 박리다매로 파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렇다 보니 소비자 위주가 아닌 기업 지향적이고 제조업 위에 군림하는 유

통채널로 자리잡았습니다.”

 선 사장은 이 같은 생각에 일본 방식의 전자양판점을 단호히 거부하고 국내 전자 유통시장에 토착형 전자양판점의 뿌리를 심기 위해 ‘전자전문점’이란 단어를 직접 고안했고 이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선 사장은 올해를 하이마트가 새롭게 태어난 해로 선포했다. 그간 앞만 달려오다 보니 이제는 안을로 돌아봐야 할 때라고 직감해서다. 그래서 고객·주주·임직원 등에 이바지하자는 뜻으로 지난 4월 ‘하이퓨처 포유(Hi-Future for You)’란 경영이념을 사상 처음 발표했다.

 선 사장은 이 같은 경영이념을 토대로 하이마트를 2003년까지 300개 지점에서 연매출 2조5000억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최종목표라는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이마트가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해 고객과 인류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 우리의 기본 목표입니다.”

 

 <약력>선종구(宣鍾九)

 △47년 전남 광주 출생 △72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83년 대우전자 입사 △90∼95년 대우전자 판매담당 사업부장 △96∼97년 대우전자 인사·총무·노무·홍보·구매담당 △98년 하이마트 판매지원담당 △99년 하이마트 판매본부장 △2000년 12월∼현재 하이마트 대표이사 사장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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