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별자부호(DOI), 전자책(e북), 디지털저작권관리시스템(DRM) 등 이른바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표준화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북 문서, DOI 등 주요 디지털콘텐츠 관련단체 및 업계는 최근 독자적인 표준안을 개발해 발표하거나 새로운 표준안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포맷이 달라 지연됐던 디지털콘텐츠 관련 프로그램 개발이 활기를 띠고 업계간 중복 개발투자를 피할 수 있게 되는 등 산업발전에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e북 분야=표준화에서 가장 구체화되고 있는 디지털콘텐츠 분야다.
한국전자책컨소시엄(EBK:E Book Korean)은 이달초 국내 표준안인 ‘EBKS 버전 1.0’을 발표함으로써 디지털콘텐츠 분야에서 표준화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에따라 HTML·PDF·플래시 등 그동안 업체마다 다르게 사용한 e북 포맷이 하나로 통일될 전망이다. 또 관련업체들이 e북 콘텐츠를 서로 교환할 수 있으며 업체들이 저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따른 중복투자를 피할 수 있게 됐다. 한국전자책컨소시엄 측은 “이번 표준안 완성은 e북 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앞으로 버전을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등 표준화 전략을 실용성 제고에 맞춰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DOI 분야=최근 국제 DOI재단(IDF)이 오는 9월 세계 DOI표준안을 발표키로 한 데 이어 한국을 비롯한 지역 주관사업자 선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이르면 올해말 주관사업자가 등장해 표준안작업을 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관사업자 선정을 위한 업계 및 협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데이터베이스진흥센터는 최근 한국인터넷정보센터와 ‘URI 표준화포럼’을 공동 설립, 운영키로 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는 7월이면 창립총회를 개최할 ‘URI표준화 포럼’은 DOI를 포함한 디지털콘텐츠 세계표준화 조사 및 제정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출판협회도 DOI 표준화 추진 전담반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으며 일반기업으로는 엔피아시스템즈가 미국 DOI재단과의 기술협력사라는 장점을 내세워 이 분야에 가세하고 있다.
◇DRM 분야=세계표준화 움직임은 구체화되고 있지 않다. 하지만 미 인터트러스트 등 선도업체들이 시장장악력을 바탕으로 표준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주축으로 한 DRM워킹그룹이 최근 DRM기술개발과 연계한 국제표준 및 국내표준화 마련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표준화 마련에 적극적이다. DRM워킹그룹은 특히 표준화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DRM기술 개발에도 착수키로 했다. 또 여기에는 국내 5개 관련업체가 대거 참여할 움직임이어서 표준화 제정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전망=국내표준화 마련이 구체화되면 세계표준화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표준안은 곧 지역(로컬)표준을 의미하며 곧 세계 표준의 일부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DOI나 e북 표준안은 일반 기술표준과 달리 일단 안이 확정되면 변환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표준안과 연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세계표준 제정에 앞서 국내표준안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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