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들이 제각각 수행해 오던 조달업무를 단일한 전자거래 창구를 구축함으로써 해결하겠다는 기획예산처의 이번 계획은 기업대정부간(B2G) 전자거래 환경을 범정부 차원에서 전면 도입하겠다는 의지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특히 최근 전자조달이 사회 각 부문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전자조달 단일창구 구축계획은 정부기관들의 개별적인 시스템 구축·활용 및 이로 인해 발생할 중복투자 가능성을 미연에 막자는 취지여서, 정부조달의 비용·업무 효율성은 물론 민간업체들의 정부조달 참여기회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개요=기획예산처의 이번 계획은 △국가 전자조달체계 구축전략 수립 △조달 관련 업무프로세스혁신(BPR) △B2G 관련 콘텐츠 및 전자서식 표준화 △조달단일창구 구축 정보전략계획(ISP) 수립 및 정보화인프라 확충 등 크게 4가지 사업이 골자다.
국가 전자조달체계 구축전략의 경우 ‘전자정부’라는 큰 틀 아래 범공공부문의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밑그림으로, 수위에 따라 기관별 성과관리제 도입도 검토중이다. 이와 함께 조달 BPR는 수요기관과 조달업체의 전체 거래프로세스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을 염두에 두고 현재 민간부문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는 경매·역경매·공동구매·구매대행·판매대행 등 다각적인 비즈니스 모델 도입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
B2G 관련 콘텐츠 및 전자서식 표준화, 정보화인프라 확충 등의 과제는 그동안 전자상거래 표준화 및 최신 동향에서 무풍지대나 다름없던 B2G 환경을 민간부문과 적극 연계하는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산처는 이를 위해 연내 전자조달체계 구축전략 수립과 BPR 작업에 17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키로 하고 곧 부처별 전담직원으로 실무작업반을 구성하기로 했다.
◇파급효과=기획예산처의 정부기관 공동 e마켓 구축계획은 그동안 조달청만의 ‘나홀로 사업’이었던 B2G를 범정부 차원의 당면과제로 추진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8년 조달청의 정부조달 전자문서교환(EDI) 구축사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B2G는 산업적 파급효과 및 정부업무 혁신 차원에서 중요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지만 여전히 대다수 정부기관들의 무관심속에 묻혀버렸던 게 사실이다. 예산처의 이번 계획은 예산 인센티브 등 제도적 뒷받침이 따른다면 각급 정부기관·공공기관의 자체 발주물량을 전자조달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기관들이 제각각 수행하던 조달업무를 단일 창구로 통합함으로써 범정부 차원의 업무효율화라는 결실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각 부처나 공공기관은 각자의 환경에 맞는 전략구매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통합조달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MRO 등 공동구매가 가능한 품목부터 점진적으로 통합해 간다면 부처별로 산재한 조달업무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 조달업체에도 한번의 자격등록으로 모든 공공기관의 조달에 참여할 수 있는 등 보다 용이한 환경이 주어질 전망이다.
◇과제=전면적인 B2G 활성화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예산처의 이번 계획이 현실화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조달의 단일 전자상거래 창구 도입은 그동안 각급 기관이 개별 수행해 오던 조달업무를 통합하는 것으로 귀결됨으로써 모든 기관들이 반발하고 나설 것은 불 보듯 뻔한 결론이다. 비록 ‘예산권’을 쥐고 있는 예산처라 하더라도 제도 도입과정에서 밥그릇을 놓지 않으려는 각급 기관들과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정부 조달관련 법령 개선작업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예산절감에 효과적인 역경매·공동구매 등 민간 입찰방식이 여전히 국가계약법에 의해 통제받고 있는 것이나, 올해부터 의무화하기로 한 조달EDI도 아직은 강제조항으로 추진하고 있지 못한 점 등이 단적인 사례다.
또 각급 정부기관이 주먹구구식으로 채택, 운영해 왔던 각종 물품코드·전자거래서식 등을 민간환경과 통일시켜야 하는 점도 쉽지 않은 숙제다. 현재로선 조달청조차 전체 품목의 물품코드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정비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밖에 중앙행정부처와 일부 지자체·공공기관을 제외한 대다수 행정기관의 경우 여전히 인터넷을 활용할 만한 정보화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전면적인 보급·확산에는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서한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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