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가격경쟁이다.’
무선랜 업체들이 가격 낮추기 전쟁에 돌입했다.
기술력만을 앞세워서는 더이상 시장에서 승부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출시장 개척 차원에서도 대만업체들과의 가격경쟁은 필연적이고 현상태에서는 도저히 대만업체에 승산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
여기에 최근 어바이어, 시스코, 쓰리콤, 엔터라시스 등 해외 다국적기업들이 가격을 대폭 인하하자 국내 업체들은 내수시장에서마저 자리를 잃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더욱 안게 됐다.
무선랜카드 소비자가격이 국내 업체보다 5만∼6만원 더 높은 수준으로 비교적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켜온 어바이어는 최근 특가 형식으로 노트북용 PCMCIA카드 딜러 공급가격을 10만원대 초반까지 끌어내렸다.
엔터라시스도 무선브리지 가격을 국내 업체 수준까지 낮추고 옥외 무선네트워크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쓰리콤은 통신사업자용 장비부문을 분리한 이후 유무선 네트워크 장비로 사업을 집중함에 따라 무선랜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가격 낮추기가 한창이다.
국내업체들도 이에 질세라 원가절감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기는 딜러 공급가격을 현재 13만∼14만원 수준에서 더욱 낮춘다는 방침이다. 김철수 마케팅팀장은 “해외 프로젝트를 따내는 데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궁극적으로 대만업체가 제시하는 60달러 수준으로 맞추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벤처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크로웨이브는 제조비용 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을 최근 끝내고 가격을 대폭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김건수 팀장은 “올 하반기에 대량 양산되는 카드는 기술력뿐 아니라 가격에서도 해외 다국적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마케팅은 유통회사에 맡기고 대신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크리웨이브도 내수나 수출시장 모두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판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노트북용 무선랜카드 가격을 12만원대로 낮출 계획이다.
그러나 벤처업체들의 경우 물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가격하락 요인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된다는 한계가 있다.
와이드링크 조창연 팀장은 “국내 벤처가 의견을 수렴해 공동 부품구매를 하는 등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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