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콘텐츠의 세계>(31)게임산업과 비즈니스 모델-21세기 수익모델 전망

 2001년이란 현재 시점에서 21세기의 게임 비즈니스 모델과 마케팅 패턴을 언급하기엔 다소 성급한 감이 없지 않다. 확실한 것은 게임이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놀이문화, 더 나아가 생활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핵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지난달 중순 미국 LA에서 열린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는 ‘미래를 감지하라(touch the future)’는 슬로건 아래 게임 산업의 미래에 대해 여러가지를 시사해 주었다.

 이번 E3에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2,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닌텐도의 게임큐브 등을 중심으로 한 가정용 게임기 시장의 새로운 대결 구도에 이목이 집중됐으며 그 이면에는 21세기의 게임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메이저들의 포석이 구체화됐다.

 메이저들의 전략은 한마디로 게임이 더 이상 오락의 수단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란 인식에서 출발한다. 게임기를 오락기가 아닌 브로드밴드 시대에 적합한 통합 플랫폼으로 포진시키겠다는 야심을 드러냈으며 게임을 다양한 분야에 접목시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E3가 시작되기 전 소니는 미국의 리얼네트워크, 매크로비전, 시스코에 이어 AOL과 전략적인 제휴를 체결했다. 특히 AOL과의 제휴는 PS2를 통해 채팅, e메일, 인스턴트 메시징 송수신 등 인터넷 서비스 기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온라인 플랫폼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리얼네트워크, 매크로비전, 시스코와의 제휴 역시 브로드밴드 시대에 매끄러운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솔루션과 IT인프라를 아웃소싱하려는 행보로 파악되고 있다. 소니의 이같은 움직임은 X박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 온 PS2의 온라인 서비스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시킴과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에 맞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97년에 인수한 웹TV와 MSN을 주축으로 정보가전시장을 일찌감치 공략해 왔으며 이러한 전략을 완성시키기 위한 병기로 X박스를 내놓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일본의 NTT도코모와 제휴, 모바일 서비스를 위한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에 비해 닌텐도는 게임큐브에 이렇다 할 온라인 서비스 전략을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브로드밴드 시대를 겨냥한 은밀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닌텐도는 이미 80년대에 증권사와 제휴해 온라인 뱅킹, 온라인 주식거래 등을 시도했다. 또한 ‘디스크 시스템’이라는 키오스크를 상품화해 게이머들에게 유료로 게임을 다운받게 하고 게임대회를 여는 등 게임과 통신을 접목시키기 위한 실험들을 해왔다.

 닌텐도는 제반 온라인 서비스의 수익성이 가시화될 때 움직여도 늦지 않는다는 판단아래 일단 일단 콘텐츠의 차별화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xDSL, 케이블TV, 광통신망을 중심으로 브로드밴드 시대는 막이 올랐다. 일본의 경우 전 가구의 70%, 미국은 40% 정도에 가정용 게임기가 보급되어 있다. 게임 업계의 공룡들은 궁극적으로 이 전쟁이 거실을 중심으로 한 홈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게임 비즈니스 모델과 마케팅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변화의 키워드는 통합과 연동이 될 것이다. 게임 플랫폼은 패키지, 온라인, 모바일 콘텐츠가 흡수·통합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바뀔 것이다. 게임업체의 수익창구 역시 유무선 연동, 온·오프라인의 연계, 콘텐츠와 서비스 인프라를 혼합한 형태 등으로 다각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에서 직접적인 수익을 거두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하고 다른 상품과 서비스와 연계해 수익을 올리려는 시도가 이미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다. 동시에 서비스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인 제휴와 아웃 소싱은 게임업계뿐 아니라 IT,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반에 걸쳐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유형오 게임브릿지 사장 gb1@gamebridg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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