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사가 주관하는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회장 서진구 코인텍 사장)’은 지난 29일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호텔 금강홀에서 ‘게임산업의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5월 정기 조찬모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는 주제발표자로 성제환 게임종합지원센터 소장, 김휴종 추계예술대 문화산업대학원장, 이강민 배틀탑 대표, 이진호 액토즈소프트 기획이사가 나서 각각 발표했다. 이어 진행된 자유토론에서 참석자들은 국내 게임산업의 현황과 발전전략, 해외시장 진출전략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주요 주제발표 및 토론내용을 간추렸다.
◇조명진(이포인트 사장)=일본 비디오게임사들과 실질적인 제휴를 하기 위해서는 일본 비디오게임개발사와 비즈니스 관계가 이뤄져야 한다. 또 일본 게임이 한국에 상륙하는 것에 대해 한일 게임의 대결이라든지 한국 시장의 국내 잠식이라고 단기적으로 보는데 한국 게임이 세계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서둘러 국내 시장을 개방하는 등 좀더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
◇김휴종(추계예술대 문화산업대학원장)=일본의 PS2 같은 것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은 사회문화적인 요인들과도 많이 겹쳐있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문제도 그동안 한참 개방을 해오다가 일본교과서 문제때문에 멈춰 있는데 우리나라의 엔터테인먼트산업, 게임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이 필요하다. 큰 그림을 그리고 그것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면 사회문화적으로 무리가 없는 한 우리가 전략적·전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김찬성(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무)=한국 소프트웨어산업, 특히 게임산업의 많은 발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누구한테 내놓아도 뒤지지않는 강점을 바탕으로 관계자들이 힘을 합쳐서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에서의 비중을 키우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장인경(마리텔레콤 사장)=국내 여러 기관들이 게임산업구조를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 무얼 도와줘야 할지에 대해 자주 물어본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초기매출이 미미하더라도 지식산업으로 분류해 가중치를 곱해서 초기 게임·애니매이션 기업들을 일정 시간동안 보호해 주는 게 필요하다.
◇성제환(게임종합지원센터 소장)=게임지원센터가 게임벤처평가 기관으로 지정을 받아 게임벤처 인증을 주게 되는데 평가기준을 보면 경영평가항목 기준이 약 30%가 되고 그중에 매출이 들어 간다. 문제가 있는 부분이다. 현재 업체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정확히 평가를 해서 그것을 담보로 해서 돈을 빌릴 수 있는 방법들을 기술신용보증기금, 서울신용보증기금과 협조중이다. 아울러 일본은 아직 한국을 게임소비시장으로 보고 있지 개발파트너로 보고 있지는 않다는 인상이다. 우리도 수입 금지를 풀어주되 얻어갈 수 있는 것은 얻어가면서 풀어줘야 한다.
◇김양호(베이직기술투자 사장)=게임업체에 투자한 것은 지난 96년 마리텔레콤이 처음이다. 게임업체에 투자가 아직 활발하지 않은 이면에는 예측하기 힘든 점이 많다. 지금 벤처캐피털들이 게임산업에 투자하는데 어려운 것은 게임이 종합적인 면들이 복합돼 있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렵다. 필터링할 수 있고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 또한 저변 확대가 필연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안정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적 인프라가 빨리 마련돼야 한다. 대형 배급사와 벤처캐피털들이 나와야 한다. 게임 분야에서도 대형 스타가 배출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이용성(한미열린기술투자 전무)=한미열린기술투자는 아직 게임업체에 투자를 하지 않았다. 게임 산업발전이 여태까지 안됐기 때문에 게임 전문가들이 벤처캐피털로 넘어오지 못했다. 게임은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 분야에 펀드를 만들고 투자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영아(컨텐츠코리아 사장)=가장 중요한 것은 과연 시장성 있는 제품인가가 중요하다. 개발 단계에서부터 팔릴 수 있는 제품인가를 따져봐야 한다. 시장을 보고 개발할 수 있는 전문가들의 능력이 필요하다.
◇차재원(제이스텍 사장)=게임산업은 지난 2∼3년 동안 상식을 뛰어넘는 발전을 해왔다. 게임산업이 더욱 도약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인력과 자본이 모여야 된다. 그러면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중적인 지지기반 확보와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개별적인 전략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 게임종합지원센터 같은 기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송관호(한국인터넷정보센터 사무총장)=목숨걸고 게임을 개발한다고 하는 데 깊은 인상을 받았다. 게임시장의 증가율이 높은 것은 우리가 인프라가 잘 돼 있기 때문이다. 게임 경쟁력을 위해 필요한 전략과 게임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대책을 묻고 싶다.
◇성제환(게임종합지원센터 소장)=사실 게임중독 문제가 해결되고 아케이드 게임문제가 양지로 나와야 사회적 시각이 나아진다. 곧 중독증에 대한 연구도 시행될 계획이다. 특히 우리나라 4년제 대학 정원이 묶인 상태에서 게임인력 양성은 어렵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현재 운영중인 게임아카데미에서는 강사의 보수를 높이고 유능한 강사를 확보하겠다.
◇하원규(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정보기반연구팀장)=얼마전 모바일 인터넷 콘텐츠 비즈니스 촉진단의 일원으로 일본에 다녀왔다. 이번 출장에서 두 가지를 확인했다. 하나는 무선인터넷 인구의 급성장과 IMT2000사업을 배경으로 게임 등 콘텐츠 산업 패러다임의 유선에서 무선으로의 전환이고, 또 하나는 젊은 이용자를 중심으로 콘텐츠 플랫폼이 열손가락을 의존하는 PC에서 두 개의 엄지를 사용하는 모바일 단말기로의 이동이다. 이 시점에서 모바일의 대용량화와 요금 저렴화를 겨냥한 콘텐츠 개발, 커리어·메이커·CP의 공동대응에 의한 시장개척, 보안과 인증기술, 지적재산권과 프라이버시 보호, 과금제도 등을 다룬 종합전략이 나와야 한다.
◇김현숙(보나뱅크 사장)=네트워크게임을 중심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영상·출판 등 한국내의 온라인 콘텐츠 산업의 진흥과 발전을 향해 관민연계의 투자펀드의 설립은 국내 인프라와 기술이 이러한 해외 콘텐츠와의 접목과 세계시장 개척이라는 제휴모델에서도 꼭 필요한 역할이 있다고 본다. 또 앞으로 세계적으로 경쟁이 격화되는 온라인 콘텐츠 산업 속에서 열쇠를 쥘 수 있는 것은 네트워크게임, 영상, 음악발신, 전자출판이라고 하는 소프트웨어 상품개발력과 그 상품을 소비자에게 효율적으로 서비스하는 유통기구다. 따라서 이것들의 정비와 새로운 시장의 활성화가 지금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박영일(시스윌 회장)=콘텐츠 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데 그중 가장 알맞은 분야가 게임 분야라고 본다. 게임산업을 발전시키고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력이 육성돼야 한다. 지난 2∼3년 동안 급격한 게임산업 발전에 비해 인력 육성은 안됐다. 또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무엇을 마련하고 육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
◇한태인(퓨전인텍 사장)=현재 국내 게임시장은 전세계적으로 볼 때 세번째 규모다. 반면 게임산업의 경우 게임시장 규모에 비해 상당히 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게임산업의 구조를 유선의 온라인게임에서 무선의 게임시장으로 변화하는 최근의 추이를 잘 활용하면 우리에게도 좋은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무선인터넷의 기술은 일본 또는 서구 선진국의 기술에 비하여 결코 뒤떨어지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무선솔루션만 잘 활용한다면 모바일게임은 물론 비교적 성장세가 둔화하는 에니메이션이나 캐릭터산업을 모바일에 적용해 비교적 콘텐츠에 약한 동남아시아 국가로 수출할 수 있을 것이다.
◇설준희(브릿지솔루션그룹 사장)=최근 2∼3년동안 게임산업내 경쟁자의 수가 증가하는 걸 보면 산업초기 도입기에서 성장기로 전이되는 과정이 아닌가 판단된다. 그러나 초기에는 게임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큰 경쟁요소이지만 성장기에 접어 들게 되면서부터는 개발보다는 마케팅이 관건이다. 아마 현 국내 게임시장도 이러한 현상이 대두되고 있는 것 같다. 제조업의 경우 동일 산업내에서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도 있고 광고·판매만 하는 마케팅기업도 있다. 그들은 분명히 각자의 강점이 부각되어 산업내 역할분담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게임산업도 어느 정도의 기간이 지나게 되면 각자의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다. 이 경우 모든 기업이 모든 것을 다하려는 것보다는 산업내에서 각자의 역할로 분담하는 것이 전체 산업의 기반구조도 단단해지고 산업내 Supply-Chain상의 가치흐름이 이루어져 급기야는 글로벌 경쟁력이 형성되리라 사료된다.
◇이진호(액토즈소프트 기획이사)=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모두 공동운명체라 할 수 있다. 다시말해 우리의 게임들이 세계시장에 진출하여 확고하게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지의 여부에 따라 우리 모두의 성패가 달렸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업체들간 상호 긴밀한 협조와 정보교류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김옥례(트윈선코리아 사장)=기술적 엔진부분뿐 아니라 미국·일본을 연계하는 부문에서 공헌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 한국의 좋은 콘텐츠들은 수출해야 하며 PC게임은 네트워크 때문에 국경이 없어졌다. 한국 게임업체를 위해 노력하겠다.
◇서진구(코인텍 사장)=이제 게임산업은 청소년에게 해악을 주는 것에서 국내 기간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번 토론이 게임 산업을 국내 기간산업으로 육성시키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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