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체신청, 광주우체국 이전비용 마련 막막

 전남체신청(청장 강덕근)이 요즘 광주우체국 이전문제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전남체신청 산하 최대 규모인 광주우체국은 상가가 밀집된 도심 한복판인 동구 충장로 2가에 위치해 주차난과 차량운행에 제한을 받고 있는데다 건물이 노후돼 이전이 불가피하지만 막대한 비용문제로 쉽사리 결정을 내리고 못하고 있다.

 1897년 문을 연 광주우체국은 100여년 넘게 광주시민과 애환을 함께 한 대표적인 명소.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에는 군중들의 예비집결지와 대피처로 활용되기도 했고 우체국 앞 네거리는 거리축제와 대중집회 등 각종 행사와 만남의 장소로 인기를 누려 ‘우다방’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특히 90년대 후반 인터넷카페와 지역정보교육센터가 들어서는 등 지역정보화의 메카로 자리매김해 수차례 전국 최우수 우체국으로 선정됐고 타 지역 우체국에서 견학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60년대 지은 현재의 우체국 건물에는 겨우 차량 1∼2대가 들어갈 정도로 주차장이 좁아 수시로 드나들어야 하는 우편배달 트럭과 봉고, 오토바이를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이에 따라 체신청은 원활한 물류소통과 교통흐름을 고려해 현재의 우체국에서 300여m 떨어져 있고 왕복 6차선 도로변에 인접한 금남로 3가 구 한국은행 광주지점으로 옮겨 개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걸림돌은 이전비용. 한국은행 건물로 이전하려면 부지 매입비 330억원과 건축비 400억원을 합쳐 모두 700억원 이상이 필요하지만 우정사업본부가 전국의 우체국에 할당된 연간 시설건축비 100억원을 감안할 때 나머지 비용 마련이 여의치 않다. 일부에서는 금남로 3가 광주은행 구 본점으로 옮기자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지만 부지가 좁아 검토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전남체신청은 8월 정보통신부의 예산심의가 시작되기 전까지 광주우체국 개축·이전 부지 매입여부를 결정해주도록 우정사업본부에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명확한 답변은 없어 애만 태우고 있다.

 체신청 관계자는 “도로변과 떨어져 있고 건물이 낡은 광주우체국을 이전해야 한다는 결론은 내렸지만 소요비용을 마련할 뽀족한 방법이 없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