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HN기반 `IEEE1394 세트톱박스` 개발 의미

　

　차세대 홈네트워킹 기술규격인 IPHN기반의 IEEE1394 세트톱박스가 국내 기술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됨에 따라 인터넷에 접속해 집안팎에서 정보가전기기를 제어하는 홈네트워크시대를 앞당기게 됐다.

　◇의의=삼성전자와 원네트가 각각 TCP/IP를 IEEE1394 기술 위에 얹어 인터넷을 지원하는 세트톱박스는 기존의 IEEE1394 세트톱박스와 다양한 차이점이 있다.

　우선 기기의 기능을 구현하는 것이 간편하다. 기기별로 정의된 수많은 제어명령이 없어도 웹브라우저만을 이용해 PC 모니터 상에서 그림으로 된 기능(기기)만을 클릭함으로써 모든 기기를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기간의 작동 방식은 웹브라우저와 웹서버 사이에 약속돼 있어 새로운 기기에 접속한다고 해도 기기를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인터넷과 동일한 TCP/IP 프로토콜 스택을 사용하기 때문에 집안팎에서 손쉽게 연결됨에 따라 회사에서 집에 있는 VCR를 제어해 녹화하는 실행명령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일본 등에서 개발된 기존의 IEEE1394 세트톱박스는 제어명령(control command)을 이용함에 따라 가정에서 사용하는 범위에 한계가 있다. 즉 기존 세트톱박스가 정보기기를 제어해 하나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제어할 때마다 그 기능에 맞는 명령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결국 정보가전기기에 예약, 녹화 등 10가지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선 10개의 IEEE1394 제어명령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능이 부가된 IEEE1394를 지원하는 신제품을 개발하기가 어렵고 판매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현재는 일부 기능만 구현함으로써 10가지의 IEEE1394 제어명령을 코드화해 제어하지만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그 기능에 맞는 제어명령을 새로 정의함에 따라 미래형 제품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 일반 사용자가 IEEE1394 제품의 기능을 일일이 숙지해야 하는 등 사용하는 데 있어 불편함이 많아 대중화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전망=차세대 홈네트워킹 기술로 손꼽히는 IEEE1394규격이 지난 95년 확정된 이래 IEEE1394를 지원하는 AV기기 제품은 상당수 출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IEEE1394 기술을 통해 인터넷상에서 가전기기를 제어하는 세트톱박스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들어 유럽, 미국, 일본 등지에서 디지털TV 방송이 시작됨에 따라 이에 대응하는 디지털TV와 세트톱박스 등이 출시되고 있으나 IEEE1394를 지원하는 제품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 2000년 12월 BS 디지털위성방송이 시작됨에 따라 IEEE1394를 지원하는 디지털TV, 세트톱박스, 디지털비디오리코더 등이 최근 출시되고 있지만 이들 제품에 장착된 IEEE1394는 제어명령을 이용함에 따라 기능 구현이 단순하다. 미국의 경우도 올해중에 IEEE1394를 지원하는 디지털TV와 세트톱박스를 출시하겠다고 일부 업체가 밝혔을 뿐이다.

　인터넷 기반에서 IEEE1394를 지원하는 세트톱박스의 개발로 IEEE1394와 인터페이스되는 디지털TV, 디지털캠코더 등 정보가전기기의 개발이 활기를 띰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 제품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용자가 TV나 PC 앞에 앉아 IEEE1394 세트톱박스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집에 있는 각종 정보가전기기를 손쉽게 제어할 수 있어 홈네트워킹 기술의 대중화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