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그동안 오프라인상의 확고한 수익기반을 내세우며 e비즈니스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던 국내 특급호텔들이 최근들어 e비즈니스를 경영의 핵심전략으로 앞다퉈 채택하고 있다.

 쉐라톤워커힐의 고객관계관리(CRM)·데이터웨어하우스(DW) 프로젝트가 6개월간의 구축작업을 완료한 것을 시작으로 소피텔앰배서더·웨스틴조선·서울프라자 등 몇몇 특1·2급 호텔들이 잇따라 CRM 구축에 나섰고 업계 선두인 호텔신라 역시 2·4분기 이후 CRM 도입을 적극 검토중이다. 이에 따라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 특급호텔들의 e비즈 인프라 구축은 본격적인 도입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특히 일부 호텔의 경우 CRM과 더불어 기존 콜센터의 기능 강화, 실시간 예약시스템, ERP 등의 도입도 계획하고 있어 지금까지 ‘경영의 원천은 손’이라는 호텔 특유의 오프라인 경영마인드에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호텔들의 잇따른 CRM 도입은 다른 산업에 비해 e비즈니스화에 뒤져 있다는 비난 여론에 대한 수동적 대응이 아니라 고객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효율적인 호텔경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발상의 전환 차원이어서 주목된다.

 쉐라톤워커힐(대표 한종무)은 지난 24일 호텔 e비즈화의 일환으로 추진중이던 CRM·DW 프로젝트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워커힐의 CRM·DW 프로젝트는 8개월에 걸친 사전계획과 6개월의 실구축기간을 거쳤다. 관계사인 SKC&C와 휴렛패커드(HP)가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에는 총 10억원이 투입됐으며 분석시스템에 역점을 둬 실제로 고객을 접하는 실무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를 위해 식음료부, 프런트오피스, 콜센터 등의 직원을 개발과정에 참여시켰다.

 워커힐은 이미 지난 98년 SKC&C와 함께 전사적 경영정보시스템(MIS)을 개발, 고객만족을 추구했고 고객 통합예약을 실현시킨 바 있다. 워커힐은 또 올해안에 현재 운영중인 콜센터에 컴퓨터통신통합(CTI)을 도입해 전화를 받으면 바로 관련정보가 뜨게 하는 등 고객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고 웹상에서도 실시간 객실예약시스템을 도입해 고객만족을 극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CIO인 임명관 상무는 “이번 CRM 도입은 이미 구축된 MIS를 기반으로 보다 효과적인 고객마케팅 구현을 위한 추가사업”이라면서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CRM 도입이라는 점에서 향후 경쟁 호텔들의 인프라 구축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피텔앰배서더(대표 서정호)는 지난 3월 업계 처음으로 도입한 전사적자원관리(ERP)와 더불어 CRM을 e비즈의 핵심 인프라로 사용한다는 전략하에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구축작업에 나섰다. 이를 위해 컨설팅업체를 통한 규모 및 비용검토에 들어갔으며 완료시기를 올해 말까지로 잡고 있다. 이 호텔은 이미 지난 4월 홈페이지를 새단장해 실시간 객실예약시스템을 구축해놓은 상태다.

 웨스틴조선(대표 장경작)은 모회사인 신세계와 연계한 CRM을 올 하반기까지 구축한다. 이 호텔은 CRM 도입이 결국 충성도 높은 회원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시스템이라는 데 공감하고 이를 통한 회원관리로 수익구조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DW를 구축한 상태지만 아직 트랜젝션 데이터 수준에는 못미치고 있어 CRM을 통해 우량고객과 일반고객의 분류 등 고객군을 분석, 호텔 매출에 기여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올 3월 발족한 신세계 CRM팀과 긴밀히 협조, 신세계의 우수고객을 호텔 고객군으로 끌어안아 저변확대를 노린다.

 CRM 추진팀의 최태영 팀장은 “우리가 추구하는 CRM은 마케팅·콜센터·데이터베이스(DB)를 통합시킨 모델이며 이번주 내로 신세계와의 제안서 교환을 마무리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프라자(대표 김영범)도 하반기 구축을 목표로 업체 선정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이미 워커힐의 CRM 도입이 끝났기 때문에 보다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CRM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이 회사 관계자는 내다봤다. 이 회사의 CRM은 수익성에 중점을 둔 고객관리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업계 1위인 호텔신라 역시 올 하반기를 목표로 한 CRM 구축을 추진중이다. 국내 최고의 호텔이란 명성에 걸맞게 먼저 구축한 호텔들의 시스템을 면밀히 검토, 고객에 대한 최고의 서비스와 이에 따른 매출증대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CIO가 해외사례 파악차 잦은 출장에 나서는 등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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