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의 정통부 IT전문투자조합(MIC-IT펀드) 등 정부 조합 출자금은 물론 해외자본, 연기금 등 벤처자금들이 선발 주요 벤처캐피털들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실한 트랙레코드와 실력을 겸비한 선발 벤처캐피털들에는 투자재원이 몰리는 반면 후발 업체들은 투자재원 마련에 점점 어려움을 겪는 업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겪었던 침체기를 벗어나면서 안정적인 투자재원 조달이 가능한 벤처캐피털들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업계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8일 현재 중기청에 등록된 벤처캐피털은 창투사 145개를 비롯해 신기술금융사 4개사 등 공식적인 업체만 149개사에 달하고 있다. 일반 법인으로 등록돼 벤처캐피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회사를 감안하면 실제 벤처캐피털사는 더욱 많은 상황이다. 이같은 벤처캐피털들의 난립으로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계 구조조정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실제 최근 업무집행조합원을 선정한 정통부 IT전문투자조합의 경우 당초 50억원씩 14개사에 출자하려던 계획을 바꿔 7개사에 각각 100억원씩을 출자했다. 다수의 회사에 나눠주기식 출자보다 믿을 수 있는 소수 정예에 출자하겠다는 전략으로 수정한 것이다.
또 투자 안정성을 출자의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잡고 있는 국민연금의 경우도 오는 7월 본격적인 투자조합 출자를 앞두고 선발 캐피털업체에 집중출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민연금은 펀드 출자를 위해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벌일 예정으로 이렇다 할 트랙레코드를 만들어 놓지 못한 후발 업체들의 경우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최근 한국 벤처업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해외 자본들의 경우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외자본의 경우 국내 매칭 파트너로 정부 부처나 연기금, 대기업의 출자를 받은 업체 등 공신력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어 선발 벤처캐피털들에 출자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 결국 국내에서 조합결성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벤처캐피털들이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는데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벤처캐피털협회 이부호 이사는 “미국의 경우도 벤처캐피털 난립기를 거쳐 안정기로 접어들기 이전에 자연적인 조정기를 거쳤다”며 “국내 벤처캐피털도 업계의 시장 논리에 따른 구조조정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5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6
은행 성과급 잔치 이유있네...작년 은행 순이익 22.4조 '역대 최대'
-
7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서 또 잭팟... 3월에만 3조원 수주
-
8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9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10
MBK, '골칫거리' 홈플러스 4조 리스부채…법정관리로 탕감 노렸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