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초 상승세로 출발한 주식시장은 지난해부터 바닥을 거듭하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급격한 주식시장의 침체로 인해 IMF 이후 명예퇴직해 받은 퇴직금 전체를 주식으로 날리는가 하면 학비나 결혼자금·영농자금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본전도 건지지 못하고 막대한 손해를 본 사람들이 많았다. 그 충격으로 정신병원 신세를 지거나 극단적인 경우 자살까지 한 주식투자자들도 있다.
과연 그들은 어디에 가서 애끓는 하소연을 할 수 있을까. 지금도 이런 속아픈 사연들이 매스컴을 타지 않을 뿐이지 여전히 주식이 오르지 않아 손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지난해 말에는 주식시장에 호전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자 정부가 주식시장에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녹이기 위해 연기금을 불쏘시개로 동원하는 등 주가 살리기 노력에 안간힘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정부 정책이 쉽게 먹혀들지 않아 힘을 얻지 못했다. 게다가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미국의 증시나 금리 변화에 민감하다. 또한 외국인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대세를 들었다 놨다 할 정도로 큰 세력으로 작용하며, 고유가나 반도체가격의 하락과 같은 해외의 변수들도 작용해 국내 주식시장을 더욱 어둡게 한다.
그러면 국내 사정은 어떤가. 고객돈 수십억원을 자기 돈처럼 빼내 주식투자를 하다가 거액을 날리는 투자상담가가 있는가 하면 어떤 대기업의 아들은 자기 보유주식을 부당내부거래로 계열사에 팔아 넘겼다. 이뿐만 아니라 증권회사의 간부가 하루 동안 허수 주문을 통한 주가조작으로 시세차액을 남기는가 하면, 그럴싸한 유령회사를 만들어 코스닥에 등록하고 주식을 남발하다가 자취를 감추는 바람에 애궂은 주주들만 손해를 봐야 하는 수많은 악재들이 주식시장에 먹구름처럼 뿌려지고 있다.
나라 밖도 경기가 좋지 않아 주식시장을 휘청이게 하고 있는데 나라 안에서조차 비양심적인 미꾸라지 같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계속 흐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주가조작과 기업 투명성의 결여로 신뢰성이 상실된 지금, 국내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을 미리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과 기업의 구조조정을 철저하게 마무리하고 정부의 개혁 의지를 일관되게 관철시켜 직접적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살려야 그나마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울러 기업가나 증권사 직원들의 불법적인 주식 내부거래에 대해서도 지속적이고도 철저한 감시체계를 통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정부 관계 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최윤헌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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